↑ 손태일 시디즈 대표 |
시디즈가 주력 제품 판매 호조에 힙 입어 국내 의자 업계 최초로 의자 판매량 100만대를 돌파하는 등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창립 이후 23년만에 처음으로 달성한 쾌거로 유통 판매가 아닌 제조만으로 연간 의자 판매량 100만대 매출 1000억원을 넘긴 것은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찾아보기 어려운 수준이다.
손태일 시디즈 대표는 “T50과 신제품 T80 제품의 판매량 증가에 힘입어 지난해 의자 판매량 104만대를 기록했다”며 “제조 판매만으로 100만대를 넘긴 것은 국내외 의자 회사를 통틀어서 최초일 것”이라고 말했다.
불황 속에서도 시디즈의 의자 판매량은 매년 꾸준히 늘고 있다. 2013년 75만대, 2014년 83만대에 이어 지난해 104만대 판매량을 기록했고 올해 목표는 140만대로 잡았다. 퍼시스 그룹의 의자 전문 브랜드로 불과 10여 년 전까지만해도 퍼시스에 의자를 납품하는 제조업자개발생산(ODM)에 주력하는데 그친 것에 비해 크게 달라진 성과다.
손 대표는 서울대 금속공학과를 졸업한 뒤 기아자동차에서 근무하다 지난 2005년 퍼시스로 자리를 옮겼다. 이후 7년간 평택 공장 책임자로 근무하며 자동화 생산 시스템을 강화하는 등 생산라인 정비에 힘을 쏟았다. 그 결과 약 1만5000㎡(4500평) 규모의 평택 공장에서 생산가능량은 꾸준히 늘어 현재 일 7000대 수준에 이른다.
당시 기아차에 근무하면서 쌓아온 자동차 협력업체 네트워킹을 적극 활용한 것도 통했다. 의자와 자동차에는 공통적으로 플라스틱·가죽·패브릭(천 소재) 등이 쓰이는데 이를 가장 잘 만들어줄 협력사 발굴에 힘쓴 것. 규모가 큰 자동차 부품만을 생산하던 협력사들은 처음에는 난색을 표했지만 의자 판매량이 꾸준히 늘자 시디즈가 원하는 부품을 공급하기 시작했다. 손 대표는 “현재 시디즈의 100여개 협력업체 가운데 절반가량은 자동차회사에 부품을 공급하는 회사들”이라며 “자동화 설비에도 꾸준히 투자를 하고 선진 시스템을 구축하고 우수 협력사로 무장한 결과 품질은 좋아졌고 판매량이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성장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위기도 있었다. 지난 2012년부터 퍼시스그룹이 매출액 1500억원을 넘어서면서 조달시장에 제품을 공급하지 못하게 된 것. 당시 조달 시장 공급액은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0%에 이를 정도여서 회사에는 큰 타격이 됐다. 하지만 마케팅을 강화하고 소비재용(B2C) 제품에 특화한 제품을 선보이는 등 새로운 수익 창출에 적극 나섰다. 의자만으로 독일 IF·레드닷, 미국 IDEA 디자인 어워드 등 세계 3대 디자인 공모전에서 본상을 수상할 정도로 디자인에도 힘썼다.
손 대표는 “첫 눈에 매력을 끌 수 있으면서 인체공학적인 디자인을 만들기 위해 의자연구소를 중심으로 100여명의 인력이 연구·개발에 힘쓰고 있다”며 “유럽의 IBMGE, 맨체스터유나이티드, 일본 도요타 등 해외의 유수 기업들도 시디즈 의자를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손 대표는 중국 로컬 의자업체 추격 역시 두렵지 않다고 자신한다. 그는 “지난해 광저우에서 열린 국제가구박람회(CIFF)에 가보니 시디즈 의자와 거의 흡사한 제품이 10여개가 보이더라”며 “디자인은 카피 할 수 있을지 몰라도 설계와 소재는 전혀 달라 가령 우리 제품은 1000㎏이상의 하중을 견딜 수 있다면 중국 제품은 800㎏도 견디지 못한다”고 말했다.
시디즈는 다양한 연령층을 타깃으로 한 의자 라인업을 갖춰나가겠다는 계획이다. 기존에는 컴퓨터용 의자나 학생용 의자가
[김정범 기자 / 사진 = 김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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