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간판 철강회사인 포스코가 지난해 사상 첫 연간 순손실(960억원·연결 기준)을 기록했다.
포스코가 연간 기준 적자를 기록한 것은 1968년 설립 이후 47년만에 처음이다. 다만 이는 자회사 실적 부진과 환율 변동에 따른 외화부채 평가손실 등에 따른 것이다. 실제 철강 판매량(3534만t)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포스코는 28일 서울 한국거래소에서 ‘2016년 투자자 포럼’을 열고 이같은 내용을 담은 지난해 성적표를 공개했다.
업황 부진에 자회사를 포함한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큰 폭으로 추락했지만, 주력인 철강 부문은 고강도 구조조정 약발이 받기 시작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2015년 연결 기준 매출액 58조1920억원, 영업이익 2조 4100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10.6%, 25.0% 감소했다. 당기 순이익은 적자로 돌아섰다.
포스코 관계자는 “원료가 하락으로 인한 해외 투자광산 자산 가치가 감소했다”며 “외화부채 평가손실 등 실제 현금지출은 없지만 장부에 반영되는 평가손실이 1조 5640억원에 달해 연결 기준 순손실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자회사 등을 걷어낸 포스코 별도 기준 실적은 이보다는 선방했다.
포스코 별도 매출액은 25조 6070억원, 영업이익 2 조 2380억원으로 각각 전년 대비 12.4%, 4.8% 줄었다. 비용 절감 대책이 약발을 받으며 연결 기준 적자 전환했던 순이익은 별도 기준(1조3180억원)으로는 15.7%가 늘었다.
불황에도 주력인 철강 판매(3534만t)가 2.9% 늘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영향도 작용했다. 고부가 가치제품인 월드프리미엄 제품과 증가에 힘입어 영업이익률은 0.7%포인트 오른 8.7%를 기록했다.
포스코는 수익성 높은 고부가 제품 판매를 대폭 늘려 올해 불황에 대처한다는 계획이다. 포스코는 “올해 월드프리미엄 제품 판매량을 전체의 48.5%까지 늘리고 강종수도 2000건 이상 양산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중국 경기 둔화에 최악의 철강 불경기가 계속되면서 단기간 포스코 실적 개선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다만 포스코 측은 자동차 생산량이 전년 수준을 유지하고, 민간 주택 확대 등 국내 철강재 소비량이 증가될 것으로 예상하며 올해는 철강 시황이 다소 회복될 것으로 봤다. 이에 따라 올해 매출액 목표를 연결기준 58조 7000억원으로 책정했다. 조강생산과 제품판매 목표는 각각 3720만t, 3530만t으로 설정했다.
지난해 경영 쇄신안 이후 재무 구조는 점차 개선되며, 업황 반전을 위한 ‘몸’을 만들어뒀다는 점은 일면 긍정적이다. 포스코는 지난해 순차입금을 5조 7000억원 덜어내며, 연결
포스코는 재무건전성 강화를 위해 올해 35개사를 청리하고, 그룹 차원에서 연간 1조원 이상 비용절감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박용범 기자 / 김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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