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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증권가에서는 쌍용차가 지난해 4분기를 기점으로 8분기만에 흑자로 전환할 것이라는 긍정적인 보고서를 잇따라 내놓고 있다. 그러나 주가는 연일 하락해 52주 최저가 수준을 내려 앉으며 실적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특히 이달 들어 공매도 비중이 20%를 훌쩍 넘기면서 쌍용차의 주가는 좀처럼 기를 펴지 못하고 있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번달 쌍용차의 공매도 비중은 지난달(5%) 대비 큰 폭으로 높아진 21.1%를 기록했다. 일반적으로 12월에는 배당락, 의결권 등의 요인으로 대차잔고 비중이 낮아진다는 점을 감안해도 이는 높은 수치다.
공매도 비중이 급증하자 쌍용차의 주가는 지난 한달 새 20% 넘게 하락했다.
특히 지난 21일에는 장중 6000원 밑으로 밀려나면서 52주 최저가(5940원)를 경신하기도 했다. 같은 기간 글로벌 주식 하락장에 맞물려 코스피가 6% 가량 내려앉은 점을 감안해도 최근 쌍용차의 낙폭은 과도한 수준이다.
이에 따라 저점 매수에 나서야한다는 전략도 나오고 있지만 26일 기준 대차잔고가 약 524만주(330억원 규모)로 급증해 추가하락에 베팅하는 투자자들이 더욱 늘어날 가능성도 적지 않다. 일반적으로 대차잔고의 증가는 공매도의 증가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쌍용차가 올해부터 흑자전환에 성공할 것이라고 입을 모으면서도 주가가 부진한 이유에 대해서는 판매단가 하락, 루블화 약세, 자동차 시장 경쟁 심화, 업황 부진 등 다양한 원인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상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쌍용차의 지난해 4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5.2% 증가한 9568억원, 영업이익은 26억원으로 흑자전환할 것"이라면서도 "다만 '티볼리' 판매간섭효과로 인해 코란도C의 판매량은 오히려 감소했고, 상대적으로 차급이 작은 소형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비중이 확대돼 전반적으로 ASP(평균판매단가)가 하락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주요 수출지역인 러시아 등의 루블화 약세로 수출 실적 감소분이 내수에서의 실적 개선 효과를 반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쌍용차는 지난해 국내시장에서 '티볼리' 판매 호조에 힘입어 총 9만9664대를 판매, 12년 만에 최대 실적을 갈아 치웠다. 이어 올해에는 주력 모델로 '티볼리 롱바디'를 출시해 티볼리 훈풍을 이어가겠다고 발표했지만 시장상황은 그리 녹록지 않다.
현대·기아차, 르노삼성 등은 친환경차 아이오닉, 신형 K시리즈, SM6(탈리스만) 등 각각 신차 라인업 내놓으며 고객들의 관심을 받고 있는 반면 쌍용차는 올해 풀 체인지 모델 출시를 예고하지 않아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물리적 요소 외에도 센티멘털 악재를 해소하는 것도 중요하다.
쌍용차는 지난해 말 민주노총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쌍용차 노조, 쌍용차 회사 등 '노·노·사' 3자간 합의를 이끌어내 오랫동안 쌍용차를 괴롭혀오던 노사 이슈를 일단락했다. 하지만
노사 이슈 역시 주가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펀더멘털 측면 외 투자심리를 회복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이번 합의가 쉽게 파기되진 않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디지털뉴스국 김경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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