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석호 페녹스코리아 대표 겸 상생M&A포럼 사무총장 |
22일 서울 구글캠퍼스에서 상생M&A 포럼 출범식 직전 만난 유석호 페녹스코리아 대표의 얼굴에는 긴장감이 역력했다.
그는 “지난 1년 반 동안 노력했던 상생M&A 포럼이 첫발을 내딛는 날이다”라며 “생각만하던 계획이 조금씩 실현되는 것 같아 오늘이 무척 떨린다”고 말했다.
이번 포럼 사무총장을 맡은 유석호 대표는 20년 이상 벤처업계에 몸담으며 산전수전을 다 겪은 인물이다. 그의 이름 앞에는 3번의 M&A와 2번의 기업공개(IPO) 그리고 스타트업 경험만 7번 쌓은 벤처사업가 등 굵직한 수식어가 따라붙는다. 그는 100억원의 투자유치를 받았지만 1년이 지나지 않아 모두를 소진하고 4번의 신체 포기각서를 쓰는 등 심각한 자금난을 경험하면서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의 변화 필요성을 몸소 체험했다.
현재 그는 그동안의 벤처 경력을 바탕으로 페녹스코리아 대표 자리에서 스타트업의 성장을 지원하는 일을 도맡고 있다. 실리콘 밸리에 본사를 둔 페녹스는 신흥 스타트업들이 아시아, 유럽, 중동 등에 진출할 수 있도록 투자 펀딩을 조성하고 엔젤 투자자와의 매칭을 지원하는 벤처캐피탈 회사다.
유 대표는 “현재 국내 시장은 무자본 M&A가 성행할 만큼 무분별한 인수합병이 대부분이고 자본 투자도 불투명하다”면서 “가장 시급한 문제는 M&A의 건전한 생태계 부재라고 생각했다”고 상생형 M&A 전도사로 나선 배경을 설명했다.
유 대표에 따르면 상생형 M&A는 자본과 노하우가 있는 대기업·상장사와 아이디어로 무장한 스타트업이 뭉쳐 큰 회사는 새로운 성장엔진을 달고 작은 회사는 도약의 기회를 마련하는 방식이다.
“플랫폼 구축을 위해 지난해 3000건이 넘는 미팅과 100명이 넘는 상장사 경영진을 만났고 1000개 가까운 스타트업들의 이야기를 들었다”면서 “주말마다 강남구청의 한 커피숍에 하루종일 앉아 시간대별로 사람들만 만났더니 나중에는 저를 만나고 싶으면 아예 그곳으로 찾아왔다”고 웃음을 지었다.
상생M&A의 플랫폼 구축을 위해 1년 6개월 동안 오로지 앞만 바라보고 달렸던 덕분일까. 상생M&A 포럼은 시작 단계이지만 기대 이상의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그는 “이번 포럼 발족 현장에만 300개 스타트업체가 참여 신청을 했다”면서 “이 중 성장 가능성이 있고 실제 활동 회원들을 보유한 업체 25곳을 선정했다”고 말했다. 스타트업 IPO를 듣기 위해 대기업, 중견기업 임원진과 상장사 관계자 등 350여 명이 현장을 찾았다.
유 대표는 “폐쇄적인 M&A가 아닌 공정한 환경에서 공개적으로 투자가 이뤄지는 방식에 스타트업은 물론 기업, 기관 관계자들의 호응도가 높아 앞으로 더 기대된다”고 평가했
[디지털뉴스국 김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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