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사업의 성장이 정체되면서 농업에서 새 수익원을 찾으려는 흐름이 강해지며 ‘대기업의 귀농’ 현상이 재계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
KT, SKT 등 정보통신(ICT) 기술에 강점을 갖고 있는 통신사들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이들은 최근 농업에 첨단 기술을 얹은 스마트 농장(스마트팜) 테마단지 개발을 잇따라 선언했다.
KT는 18일 세계 최대 농업 테마파크인 일본 ‘아소팜랜드’와 대규모 스마트팜 테마단지 개발 업무협약을 맺었다.
아소팜랜드는 일본 구마모토에 있는 농촌 리조트로 연간 400만명 관광객이 찾는 명소다. 첨단 기술로 농업 생산성을 극대화하면서 이를 관광 상품화해 이중으로 수익을 내고 있다.
KT는 아소팜랜드 노하우를 전수받아 국내 스마트팜 농업 단지 개발에 나선다. 귀농·귀촌자들을 스마트팜 테마단지 주거 단지에 입주시켜 농장을 운영하면서 농촌 체험 테마파크를 설립해 추가 관광 수익을 낸다는 구상이다.
이 과정에서 초보 귀농인들도 쉽게 작물을 키울 수 있도록 ICT 기술을 적용한다. 예컨데 온실에 온도, 습도, 관수 등 최적화된 생장 환경을 유지할 수 있도록 실시간 모니터링 하는 시스템을 심어놓는 식이다.
윤경림 KT 미래융합사업추진실장은 “국내외 다양한 기업들과 파트너십을 강화해 스마트팜 테마 단지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SK텔레콤는 지난해 7월 세종시와 강원 평창 등에 스마트팜을 설립해 전국 확산을 추진하고 있고, LG유플러스도 경기, 강원, 충남 등 100여개 농가에 스마트농장 솔루션 서비스를 제공하며 노하우 축적에 나섰다.
LG화학은 이달 국내 최대 농자재기업인 동부팜한농을 전격 인수하며 화학·배터리에서 농화학·첨단 종자산업 등 바이오 분야로 발을 넓혔다.
LG화학은 석유화학 합성·정제기술을 바탕으로 비료 등 연관 농화학 사업을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LG화학 관계자는 “세계 농화학 시장 규모가 지난해 1000억달러에서 2020년 1400억달러로 연 평균 6%씩 성장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식료품 기업들은 토종 종자개발에 공을 들이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지난해 종자법인 CJ브리딩를 세우고 토종 농산물 개발에 나섰다. SPC그룹도 국내 최초로 경남 의령에 제빵용 우리밀 특화재배단지 조성해 안정적인 원료 공급 창구로 농업계를 활용하고 있다.
농기계 시장에서도 ‘빅딜’이 예상된다. 투자
재계 관계자는 “대기업들이 전통 품목 매출이 한계에 달하자 농업계 진출을 통해 신성장 동력을 모색하고 있는 것”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김정환 기자 / 오찬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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