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상하이 창닝(長寧)구 톈샨로에 그랜드 오픈을 한 팍슨뉴코아몰을 찾은 바이궈샹 씨(32)는 “전에 본적이 없는 새로운 형태의 매장”이라며 쇼핑몰에 대한 칭찬을 쏟아냈다. 20년 넘게 해당 지역에서 살았다는 그는 중국 매체의 기자로 쇼핑몰을 취재온 참이었다.
팍슨뉴코아몰은 티니위니, 스코필드 등 패션 브랜드로 중국에서 성공을 거둔 이랜드가 중국진출 20여년만에 현지에서 처음으로 선보이는 유통점이다. 지하 1층부터 지상 5층까지 총 6개층에 영업면적이 5만㎡인 이 쇼핑몰의 오픈식에는 현지인 14만명이 운집해 인산인해를 이뤘다.
팍슨뉴코아몰은 이랜드와 중국 유통기업인 바이성(百盛)이 51대 49의 비율로 합작해 만든 쇼핑몰이다. 바이성이 4년간 운영해오던 백화점을 이랜드가 새롭게 리뉴얼했다. 쇼핑몰의 하드웨어는 바이성이, 내부 브랜드 구성과 운영등 소프트웨어는 이랜드가 맡는다.
매장 형태는 도심형 아웃렛에 가깝다. 한국에서도 직매입형 아웃렛 매장을 운영해오던 이랜드가 ‘잘하는 방식’을 중국에 접목한 것이다. 총 200여개 브랜드 중 이랜드 자사의 콘텐츠 30%와 바이성이 보유하고 있는 콘텐츠 5% 등 약 35%를 자체 브랜드로 채웠다. 덕분에 가격도 백화점 정상가의 30~70% 수준으로 책정할 수 있게 됐다. 이날 매장을 찾은 주부 루쉔옌 씨(42·여)는 “럭셔리 갤러리에 있는 명품의 경우 기존 가격보다 30%정도 저렴하더라”며 “상해에 이처럼 백화점과 아웃렛 둘 모두의 느낌을 주는 쇼핑몰은 없어서 신선한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중국에서 패션 브랜드로 성장한 이랜드가 이처럼 유통업에 뛰어든 것은 중국 백화점 산업에서 이랜드만의 콘텐츠로 승부를 볼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이 섰기 때문이다. 그랜드 오픈 하루 전인 14일 박성경 이랜드그룹 부회장은 상하이 야타(亞太) 메리어트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중국 백화점 산업이 한국처럼 하락세로 접어들면서 새로운 유통채널로 수익을 창출할 기회가 열렸다”며 “명품 직매입 매장, 다양한 SPA, 외식브랜드 등 다채로운 콘텐츠를 보유한 이랜드가 만든 아웃렛 형태의 매장이 중국에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지난달 19일 이랜드는 이 매장중 패션관을 먼저 개장했는데 이날 매출은 기존 팍슨백화점 하루 평균 매출의 5배인 1525만위안(약 27억4500만원)을 기록했다.
박부회장은 간담회에서 올해내로 이같은 매장을 10개까지 늘리고 2020년까지 100개로 만들어 중국 매출을 25조원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박 부회장은 “지난 20년간 중국 기업들과 쌓은 신뢰덕분에 바이성그룹처럼 우리와 함께 하고 싶다는 쇼핑몰이 200개가 대기하고 있다”며 “하드웨어가 아닌 소프트웨어를 가진 기업으로서
[상하이 = 조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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