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처럼 날씨가 추워지는 겨울. 손이 저리고 손에 힘이 떨어지고 걸음걸이가 이상해져서 누군가의 부축없이는 휘청대는 보행을 보이는 김모(56)씨. 김씨는 증상으로 봐서는 뇌혈관이 터지거나 막혀 발생하는 뇌졸중과 비슷해 병원에 내원하여 검사했지만 결과는 ‘경추증성 척수증’ 이었다.
경추증성 척수증의 가장 흔한 초기 증상으로는 손놀림이나 손의 감각이 둔해지고, 걸음걸이가 이상해지는 것이다. 이런 증상은 간혹 약간의 충격으로 갑자기 나빠지기도 하지만 대개는 수개월에 걸쳐서 서서히 나빠지게 된다.
특히 손의 세밀한 동작이 어눌해져서 단추를 채우거나 젓가락질이 힘들게 되고, 주먹을 쥐었다 폈다 하는 동작이 빨리 되지 못하는 증상을 보이기도 하며, 다리를 옆으로 넓게 벌려서 걸을 정도로 몸의 균형 감각이 나빠지기도 한다.
노현민 대전바로세움병원 척추센터 원장은 “경추 척수증이나 후종인대 골화증은 중풍으로 오인되기 쉬워 정확한 검사 및 진단에 의한 감별이 요구되며 진단이 늦어질 경우 돌이킬 수 없는 신경손상을 초래함으로 정확한 조기 진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경추 척수증하면 아직까지 생소한 질환이지만 환자 수가 점점 많아지고 있는 질환이다. 원인은 목뼈 부위의 퇴행성 변화다. 즉, 노화에 의해 척수강 주위의 인대나 척추관이 좁아지거나, 관절염 등이 원인이 될 수 있다.
특히 선천적으로 신경이 지나가는 척추관이 좁은 환자에서 잘 발생되며 이런 환자에서 척추관 쪽으로 신경을 압박하는 큰 골극(퇴행성 변화에 의해 생기는 뼈)이 생기거나 심한 목디스크(추간판 중앙 탈출)일 때에도 발생할 수 있으며 목 인대가 뼈로 변화되는 후종인대골화증에 의해서도 발생할 수 있다.
‘경추 척수증’은 증상이 뇌 중풍과 비슷해 일반인이 알고 있는 뇌에서 원인이 되는 신경외과 영역의 질환인 ‘중풍’과 혼동되기 쉽다. 특히 손의 세밀한 운동에 장해가 생겨서 종종 젓가락질 하기가 힘들고 잘 떨어뜨리며 와이셔츠 단추 채우기가 힘들다고 호소한다. 그렇기 때문에 흔히 풍, 즉 뇌경색이나 뇌졸중 등 중풍으로 오진되기가 쉽다는 것.
척수증은 뇌 증상처럼 말이 어눌하다거나 정신신경장애 등이 없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정확한 검사 및 진단에 의한 감별이 필요하며 진단이 늦어질 경우 돌이킬 수 없는 신경손상을 초래함으로 정확한 조기 진단이 필요하다.
노현민 원장은 “경추 척수증은 ’손’이 진단의 열쇠가 될 수 있는데 제 4, 5손가락이 벌어지며 잘 안 펴지고 주먹을 쥐었다 폈다 하는 동작을 빨리 못하는 것이 특징” 이라며 “척수증은 ‘손’의 초기 증상은 자연 상태에서 환자의 새끼손가락이 자꾸 벌어지려는 경향을 보이고 새끼 손가락을 오랫동안 붙이고 유지할 수 없게 되고 또한 하지의 근력 약화와 강직성으로 보행장애가 심하고 대소변 장애가 동반될 때에는 더욱 심한 만성 척수증을 부를 수 있다”고 조언했다
치료를 위해서 무엇보다도 중요한 사항은 정확한 진단이다. 하지만 이 질환의 증상이 다양하기 때문에 진단하기에 어려움이 많다. 그렇기 때문에 면밀한 문진과 세밀한 이학적 검사 외 다양한 검사를 시행해야 한다. 또한 방사선 검사, 컴퓨터 단층촬영(CT), 자기공명영상 촬영(MRI)이 필수적이며 근전도 검사 또한 도움을 준다. 이러한 검사를 통해 앞에서 언급한 뇌혈관 질환 이외의 여러 가지 뇌질환과도 감별해야 한다.
수술은 좁아진 척수강을 넓혀주는 방식이다. 이 질환의 병리학적인 원인은 목뼈의 퇴행성 변화에 따라 척수 신경이 지나는 신경관이 허리 치마끈 조이듯이 좁아져 척수신경과 신경근이 압박받고 척수신경에 혈액공급이 떨어져 오랜 시간동안 신경에 변성이 일어
치료는 보존적 요법과 수술적 요법이 있으나 경추 척수증은 일단 증상이 생기면 보존적 요법 및 자연적 경과에 의해 호전되는 경우가 거의 없어 수술적 요법을 요한다. 수술 후에는 근력을 강화시키는 운동 등 물리치료가 마비의 회복에 도움이 된다.
[이병문 의료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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