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관리본부는 지난해 메르스 진단을 받았던 환자 8명에게서 채취한 검체를 이용해 메르스 바이러스 표면의 ‘스파이크 단백질’의 유전자 염기서열을 분석한 결과 변이가 발견됐다고 8일 밝혔다. 이변 연구는 국제학술지인 ‘돌발감염질환(Emerging Infectious Diseases)’ 1월호에 게재했다.
주로 낙타끼리 감염되던 메르스는 유전자 변형 등으로 사람에게 옮겨간 뒤 한국에서 폭발적으로 퍼져나갔다. 이 때문에 한국에서 유행한 메르스 바이러스에 변종이 생긴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었지만 그 증거가 발견되지는 않았다. 연구진은 지난해 메르스에 감염됐던 1번째, 2번째, 9번째, 10번째, 12번째, 13번째, 15번째 환자에게서 검출한 바이러스를 분석한 결과 중동에서 유행한 메르스 바이러스와 비교할 때 전체 당단백질의 8개 부분에서 염기 변이가 있는 것을 확인했다. 이중 4개에서는 아미노산도 변이가 관찰됐다. 연구진은 지난해 국내에 메르스바이러스가 유행하는 동안 유전적 변이가 많았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결과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메르스 바이러스는 RNA 분자구조로 이루어진 코로나 바이러스로 염기서열의 변이가 많다. 구조가 안정적인 DNA 바이러스는 염기서열에 변화가 생겼을 때 이를 스스로 고칠 수 있지만 RNA 바이러스는 이 능력이 현저히 떨어진다. 일반적으로 바이러스에 변종이 생겼다고 하려면 염기서열의 8~9%에 변이가 일어나야 한다. 하지만 이번 분석에서 염기서열의 차이는 0.1%에 불과했다.
국내 대학의 한 교수는 “이번 변이는 코로나 바이러스에서는 일반적으로 발견되는 변이 수준”이라며 “이정도 변이가 감염성과 병원성에 영향을 미쳤다고 보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논문의 1저자인 김대원 질병관리본부 전문연구원도 “지금까지 분리됐던 메르스바이러스와 다른 변이가 있는 것은 맞지만 이 변이가 어떤 양상으로 나타났는지에 대한 근거는 전혀 없다”면서 “조금 더 복잡하고 정교한 분석을 통해 이 변이의 영향을 규명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성순 질병관리본부 호흡기바이러스과장은 “추가적으로 14번째 환자 등
[원호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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