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상품권 유효기간 5년까지 늘린다

회사원 김 모씨(31)는 어머니 생일을 맞아 카카오 선물하기로 생일 케이크를 선물했다. 지방 근무를 하던 터라 어머니 생일을 챙길 수 없자 모바일 쿠폰을 전달하고 빵집에서 케이크로 교환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문제는 어머니가 케이크 쿠폰을 곧바로 바꾸지 않고 방치하다 유효기간 60일을 넘기면서 시작했다. 김씨는 유효기간이 두달 밖에 되지 않는다는 게 이해할 수 없었지만 어찌 할 도리가 없었다.
공정거래위원회(위원장 정재찬)는 카카오 등 29개 회사의 모바일 상품권 약관을 심사해 유효기간, 환불정책에 포함된 불공정 약관을 시정했다고 7일 밝혔다. 이를테면 카카오 선물하기의 경우 기본 유효기간은 60일이었는데 이를 90일로 늘리고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3개월마다 유효기간을 연장해 5년까지 쓸 수 있도록 했다. 또한 공정위는 유효기간이 끝나기 일주일 전부터 만료가 임박했다는 사실을 알리고 연장 방법에 대해 통보하도록 했다.
이번 공정위 권고 조치에 따라 모바일 상품권 약관을 시정해야 하는 기업은 카카오를 비롯해 SK플래닛(기프티콘), KT엠하우스(기프티쇼), 네이버, 스타벅스, 카페베네 등이다. 티켓몬스터·쿠팡·위메프 등 소셜커머스 업체도 불공정약관 시정 조치를 받았다. 앞으로 카카오 선물하기처럼 물품으로 바꾸는 상품권은 기본 유효기간이 3개월, 현금처럼 쓰는 상품권은 1년으로 길어진다. 물론 두가지 종류의 상품권 모두 3개월마다 유효기간을 연장해 최대 5년까지 쓸 수 있다. 지금까지는 모바일 상품권 유효기간이 최대 4개월까지였다.
민혜영 공정위 약관심사과장은 “유효기간을 짧은 기간으로 설정해 소비자가 상품권 사용 권리를 과도하게 제한하면 소비자는 돈을 이미 내고도 그만한 효용을 얻지 못할 수 있다”면서 “업체가 자의적으로 판단해 원칙적으로 규정한 유효기간 적용을 배제하면 소비자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공정위는 또한 고객의 환불받을 권리를 과도하게 제한한 SK플래닛, 티켓몬스터, 위메프, 포워드벤처스, 쿠프마케팅, 이베이코리아, 한화갤러리아, 홈플러스, 한국도서보급, 갤럭시아커뮤니케이션즈 등도 시정조치했다. 이 밖에 업체에 과도한 면책 조항을 넣은 SK플래닛, KT엠하우스, CJE&M, SPC클라우드, 쿠프마케팅, 윈큐브마케팅, OK터치 등도 재제 대상에 포함됐다. 공정위는 또 회사 소재지 법원을 관할 법원으로 지정한 SPC클라우드, 해피머니, 한화갤러리아, 홈플러스, 신세계I&C, BGF리테일 등도 약관을 시정해야 한다.
[김규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