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가전전시회인 ‘CES2016’ 개막을 하루 앞둔 5일(현지시간) 전세계 언론을 대상으로 진행한 프레스데이에선 그동안 숨겨왔던 비장의 제품들이 첫 선을 보였다. 그 어느때보다도 어려워진 글로벌 경영환경을 뚫고 나갈 야심작들이 심판대에 오른 것이다.
삼성전자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손목에 착용하는 웨어러블 기기인 ‘기어S2 클래식’ 신제품과 윈도우 10 기반의 태블릿 ‘갤럭시 탭 프로 S’를 처음으로 공개했다. 전날 최고의 선명도를 구현한 퀀텀닷방식의 SUHD TV 신제품들을 선보인데 이은 신제품 2탄이다.
기어 S2 클래식은 로즈 골드와 플래티늄으로 2종류가 출시된다. 앨러너 코튼 삼성아메리카 부사장이 기어S2가 앞으로는 애플 운영체제인 iOS와도 연동된다고 밝히자 기자회견장에선 탄성과 술렁임이 일었다. 아이폰 사용자들도 애플 앱스토어에서 기어S2 매니저를 내려받으면 기어S2제품을 사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날 공개된 갤럭시 탭 프로 S는 노트북과 태블릿의 장점을 결합한 윈도우 10 운영체제 기반의 12인치 프리미엄 태블릿이다. 두께가 6.3mm에 불과하고 무게도 693g에 그쳐 한손으로 들고다니기에 충분하다.
삼성전자 소비자가전(CE)부문의 윤부근 대표는 이날 한국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 “지난 한해 CE부문은 어려움 속에서 의미있는 성과를 이뤘지만 앞으로 여정은 녹록치 않을 것으로 본다”며 “중국의 성장 둔화와 원자재값 하락, 미국 금리인상 여파에 환리스크까지 지속될 전망”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도 윤 대표는 “전자산업도 경쟁의 판이 바뀌는 패러다임 변화를 겪고 있다”며 “산업생태계 변화 흐름을 놓치지 않고 시장과 고객 니즈에 맞춰 새 수요를 창출하는데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초(超) 프리미엄 전략으로 승부수를 띄운 LG전자는 프리미엄주방 패키지에서 아예 ‘LG’라는 이름을 뺀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 브랜드로 북미시장 공략 나섰다. 냉장고 오븐 식기세척기 등으로 구성한 빌트인 패키지로 블랙스테인리스 스틸시리즈로 디자인도 고급화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선 발만 갖다대도 문이 절로 열리고, 노크를 하면 안의 내용물을 보여주는 최첨단 냉장고가 선을 보였다. 버튼없이 일체형 구조로 만들어진 세탁기도 나왔다.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은 기자간담회에서 프리미엄 전략을 펼치고 있는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지난해 하반기 공급과잉으로 가전 가격이 하락했고 올해도 수요를 10% 가량 초과하는 공급과잉 상태가 예상된다”며 “차별화된 프리미엄제품으로 시장을 공략해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LG전자는 또한 이날 독일 자동차업체인 폭스바겐의 기조연설에 참석해 스마트폰과 스마트카의 연동 실험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선언했다. 발표를 맡은 최성호 LG전자 전무는 “가정에서 IoT 기술을 활용해 전등을 켜고 끄고 각종 보안 장비를 활용하는 것처럼 자동차에도 이러한 것을 구현하겠다는 것”이라며 “지난해 3월부터 폭스바겐과 진행해 온 공동 협력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CES에서 처음으로 프레스 컨퍼런스를 가진 기아자동차는 자율주행 브랜드인 ‘드라이브 아이즈(DRIVE WISE)’를 론칭하고 쏘울EV 자율주행차를 선보였다. 쏘울EV 자율주행차는 기아차가 독자 기술로 개발한 고속도로 자율주행(HAD), 도심 자율주행(UAD), 혼잡구간 주행지원(TJA), 비상시 갓길 자율정차(ESS), 선행차량 추종 자율주행(PVF) 등 지능형 고안전 자율주행 기술을 탑재한 미래형 차량으로 불린다.
쏘울EV 자율주행차는 지난달 자율주행 기준이 엄격한 미국 네바다에서 고속도로 자율주행 면허를 따냈다. 이달 초에는 글로벌 기자단 시승회에서 완전 자율주행 시연에 성공했다. CES 현장에는 네바다주 시험평가와 시승회를 거친 실제 차량을 전시했다. 기아차는 이날 2020년 부분 자율주행 기술 상용화를 달성한 뒤, 2030년에는 완전한 자율주행 자동차 시대를 연다
기아차 관계자는 “오는 2020년 부분 자율주행 기술을 상용하한 뒤 2030년경에는 완전한 자율주행 자동차 시대가 도래할 수 있도록 노력한다는 계획”이라며 “자동차와 IT간 융합을 통한 최첨단 기술력을 확보해 미래 스마트카 시장을 선도하는 업체로 도약하겠다”고 밝혔다.
[특별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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