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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Class가 35도 경사로를 내려오는 모습 <사진제공=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
국내 SUV 시장은 최근 5년간 판매량이 60% 가까이 늘어날 만큼 급성장 중이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는 국내까지 강타하고 있는 SUV 인기에 발맞춰 ‘SUV 익스피리언스 행사’를 개최했다. 오직 SUV만을 위한 시승회인 이 행사는 메르세데스-벤츠의 주력 SUV 4종인 G-Class, GLA, GLC, GLE 각각의 특장점이 가장 섹시하게 드러날 수 있는 코스에서 이뤄졌다. 이 달 1일부터 8일까지 전북 무주에서 진행돼 고객, 미디어 등 1000여 명이 참석했다.
시작은 G-Class와 함께 하는 극한의 오프로드 체험이었다. G-Class는 1979년 제작돼 첫 선을 보이며 36년 간 SUV 마니아들의 큰 사랑을 받아온 스테디셀러다. 군사용으로 만들어져 독특한 디자인을 뽐내는 G-Class의 매력은 어떤 상황에도 흔들리지 않는 파워에 있다.
5m 높이 언덕을 30도의 경사로 올라갔다가 35도로 내려오는데도 차는 무게중심을 잃지 않고 평지에서처럼 움직였다. 좌측으로 30도쯤 기울여서 지나가도록 만든 코스에서는 중간에서 장정이 차를 온 힘을 다해 밀기도 했다. 승차자 입장에서는 공포가 극에 달했으나 차는 바닥에 묵직하게 눌러 앉아 넘어가지 않았다.
G-Class의 안전성과 내구성 발휘를 돕는 것은 사다리형 프레임이다. 험로 주행 시 프레임에 가해지는 추가 하중을 감당할 수 있도록 제작됐다. 운전 중 저단 기어비를 사용하게 되면 엔진 토크 전달이 주행 상태에 최적화 돼 구동력이 높아지고 저속에서 차량 컨트롤이 용이해 진다. 저단 기어비를 적용하면 최대 80%의 경사로를 오를 수 있고, 내리막에서는 바퀴의 잠김 걱정 없이 편안하게 내려갈 수 있다. 한국 출시 모델 가격은 1억4200만원~2억3920만원.
이어진 코스에서는 컴팩트 SUV 모델인 GLA를 탄 채로 경주가 이뤄졌다. 마침 이날 행사때 비가 내렸다. 어떤 날씨 속에서도 GLA가 스포티한 드라이빙 퍼포먼스를 제공한다는 것을 경험하기에 딱이었다. 비에 젖은 흙 바닥에서 주행하며 눈길에서 미끌어지는 경험을 해보라는 게 주최측의 주문이었다.
경주의 규칙은 공터에 세워진 빨간 꼬깔을 넘어뜨리지 않으며 최대한 빨리 골인한 사람이 1등을 하는 것이었다. 참가자들은 빠르게 코스를 주파하면서도 꼬깔을 넘어뜨리지 않기 위해 엑셀러레이터를 강하게 밟으며 커너를 돌았다. 레이싱 만화 이니셜D에서나 볼 법한 드리프트 장면이 이어졌다. 제동력을 잃고 차가 코스 바깥으로 밀려 나가버리는 모습은 볼 수 없었다.
GLA의 다이나믹한 핸들링을 가능하게 만드는 것은 퍼포먼스 중심의 사륜구동 시스템인 4MATIC이다. 4MATIC은 또한 최고 출력이 60마력에 최대 토크가 45.9kg·m에 달해 정지 상태에서 100km/h를 4.8초에 주파한다. 한국 출시 모델의 가격은 4980만원~7020만원.
이후 무주의 구불구불한 산길에서 GLE를 시승했다. 다양한 주행 프로그램을 통해 차 한 대로 다섯 대의 기능을 누릴 수 있었다. 인디비쥬얼, 컴포트, 슬리퍼리, 스포트, 오프로드. 이 중 SUV로서 가장 특이한 주행 모드는 컴포트였다. 말 그대로 안락한 승차감을 극대화해 세단을 탄 것 같은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내년 1월 출시될 모델로 국내 출시 가격은 8430만원~1억5200만원.
마지막으로 탑승한 모델은 GLC였다. 시승 코스는 오프로드보다는 일상생활 속에서 맞닥뜨릴 수 있는 철제 구조물 등을 통과하는 것으로 이뤄졌다. 일상생활 속에서 4륜구동이 얼마나 유용한지를 경험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GLC에 적용된 상시 사륜구동 시스템은 전륜과 후륜에 항상 45:55의 일정한 구동력을 전달한다. 어떤 상황속에서도 즉각적인 대응을 할 수 있도록 설계된 이 기능을 시험해보기 위해 가파른 각도로 구조물을 지나가면서 아찔했던 순간이 한 두번이 아니었다. 하지만 동승한 전문가가 해준 “GLC의 힘을 믿고 그저 ‘천천히’ 움직이기만 하면 된다”는 조언을 따라 무리 없이 코스를 통과할 수 있었다. 한국 출시 모델 가격은 6470만원~6800만원.
이날 밤 디미트리스 실라키스 벤츠코리아 대표는 “2016년 한국 SUV 판매량을 두 배로 늘릴 것”이라고 자신만만하게 선언했다. 성공 여부는 ‘SUV 익스피리언스’ 행사에서 참가자들이 느낄 수 있었던 벤츠 SUV의 다이나믹한 성능을 소비자들에게도 그대로 전달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박창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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