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세대(5G) 이동통신 서비스 주도권을 잡기 위한 한국과 일본의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5G는 현재 LTE보다 속도는 100배, 용량은 1000배 이상 많은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는 차세대 이통 서비스다. 3차원 홀로그램 전송, 가상현실 등 상상했던 서비스들이 가능해진다. 특히 5G 상용화 시점이 공교롭게도 두 나라의 올림픽 개최 시기와 맞물려 있어 한·일 기술력과 자존심을 건 한 판이 될 전망이다.
7일 정부는 정부세종청사에서 황교안 국무총리 주재로 ‘제6차 정보통신 전략위원회’를 열고 세계 최초 5G 이동통신 상용화를 적극 추진하기로 의결했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이날 회의에서 “차세대 이동통신 시대에서도 통신 강국 위상을 지키겠다”며 “5G 이동통신을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상용화하고 지금보다 100~200배 빠른 유선 인터넷망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또 “5G는 단순히 초고속 통신서비스에 국한된 게 아니라 사물인터넷 등 새로운 융복합 서비스의 탄생을 예고하는 중요한 기술”이라며 사물인터넷(IoT) 분야에도 2017년까지 2500여억원을 투자하고 무선충전 기술을 적극 보급하기로 의결했다.
한·일 5G 주도권 다툼은 ‘세계 최초 상용화 경쟁’으로 치닫고 있다. 한국이 글로벌 상용화 일정보다 2년 빠르게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에서상용화 서비스를 하겠다고 발표하자 일본은 2017년까지 해당 서비스 개발을 완료하고, 2020년 도쿄 올림픽에서 5G기술을 보다 ‘완벽히’ 구현하겠다고 반박하고 나섰다.
일단 출발은 한국이 다소 앞서가는 분위기다. 지난달 스위스 제네바에서 5G 주파수 할당을 논의하는 ‘세계전파통신회의’가 열렸는데, 이 자리에서 한국이 일본을 앞섰다. 5G는 지금까지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엄청난 데이터를 전송해야 한다. 이때문에 초고주파 대역이 필요하다. 일본은 당시 회의에서 ‘통신 갈라파고스 탈출’을 외치며 적극적으로 6~15GHz 대역을 주장했다. 반면 한국은 “그 대역은 위성통신 등으로 활용되고 있다”며 상대적으로 더 고주파 대역인 24~40GHz론을 펼쳤다. 결과는 24~86GHz 대역 할당으로 한국이 판정승을 거뒀다는 후문이다. 허원석 미래부 주파수정책과장은 “국내 초고주파 5G구현 기술을 전세계가 인정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5G 시장 선점을 위한 두 나라 기업들 경쟁도 치열하다. 모든 것이 연결되는 시대에 정보를 빠르고 안정적으로 처리하는 통신망 기술이 5G이고, 무선충전 기술 역시 네트워크가 뒷받침돼야 발전할 수 있다. 5G를 통한 사물인터넷 활성화로 개인 건강관리나 기업 생산 공정 최적화등 다양한 서비스도 탄생할 수 있다. 무선통신 센서를 부착하는 곳에 정보가 모이고 이를 분석하는 기술을 쌓으면 미래를 예측할 수 있게 된다.
평창올림픽 공식 파트너사인 KT를 비롯해 SK텔레콤, LG유플러스 등 국내 이동통신 3사는 삼성전자, 에릭슨, 노키아와 함께 5G 개발을 협력하고 있다. 이들과 현재 개발하고 있는 기술은 초고주파 대역을 활용한 통신 기술, 대용량 파일 전송이다. 기지국 간격이 촘촘해 지는 것을 대비해 간섭을 조정하는 기술 개발도 힘을 쏟고 있다. 무선랜(WiFi, 와이파이)과 이동통신 네트워크를 묶어서 사용하는 기술은 인텔 퀄컴과 협력하고 있다. 미래부는 5G 시대가 본격화하면 시장 창출(331조원), 생산유발 효과(562조원), 고용효과(58만명) 등과 같은 파급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일본은 도쿄 올림픽 파트너인 NTT도코모가 파나소닉 등과 협력해 영상과 통신을 융합시킨 정보시스템을 공동으로 개발하고 있다. NTT도코모 강점인 ‘브로드밴드 솔루션’과 파나소닉의 강점인 ‘고품질 영상 솔루션’을 융합해 새로운 영상 커뮤니케이션 모델을 구축한
[이선희 기자 / 이경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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