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4일 예정된 삼성그룹 임원 인사에서 대대적인 물갈이가 진행될 전망이다. 지난달 30일부터 통보를 시작한 임원 퇴임명단규모가 당초 예상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나면서 그룹차원의 조직 슬림화가 본격적으로 이뤄지는 모양새다.
1일 삼성그룹에 따르면 삼성물산 건설부문에서만 30명, 삼성전자 무선사업부문에서만 38명의 임원이 이날까지 퇴임을 통보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단행한 사장단 인사에서 성과를 낸 임원들을 과감하게 승진시키기도 했지만, 계열사 실적에 따라 임원 규모의 경우는 ‘신상필벌’의 원칙이 적용되고 있다는 평가다.
삼성물산 건설부문 임원의 경우 부사장급 2명과 전무 7명을 포함해 총 30명이 이번 퇴임 명단에 올랐다. 삼성물산 건설부문 전체 임원이 132명임을 감안하면 23%에 달하는 임원이 이번에 퇴임하는 셈이다. 이미 올들어 삼성물산 전체 직원이 지난해말의 5.7%에 해당하는 492명을 줄인 상황이기 때문에 비교적 큰 규모의 임원 인사는 어느 정도 예견됐다.
여기에 건설부문의 부진한 실적과 각종 사고발생이 대거 물갈이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해외공사 차질로 올해 3분기까지 3000억원 가까운 영업손실을 기록한 상황이다. 또 지난 3월에는 베트남 항만부두 공사장에서의 붕괴사고로 40명이 넘는 사상자가 발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는 베트남 현지서도 두 번째로 사상자가 많은 대형사고로 기록됐다. 이날 사장단 인사에서 최치훈 삼성물산 건설부문 사장의 부회장 승진이 불발된 것도 이런 배경도 작용하지 않았냐는 해석도 나온다.
삼성전자 무선사업부도 이날까지 부사장급 2명과 전무 11명을 비롯한 38명의 임원이 퇴임통보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무선사업부 전체 임원이 400명을 넘는 것을 감안해도 10%에 가까운 임원이 명단에 오른 것이다. 무선사업부도 실적부진이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삼성전자 무선사업부는 올해 3분기까지 78조원을 웃도는 매출을 기록했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8%이상 줄었다.
삼성 관계자는 “전체적으로 조직 슬림화가 진행되고 있는 것은 맞지만 이번 사장단 인사에서도 봤듯이 발탁 승진도 예년보다 많다”며 “이번 주말에 단행되는 임원승진인사까지 지켜봐야한다”고 말했다.
금융계열사에서도 퇴임통보를 받은 임원이 3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생명과 삼성화재, 삼성카드에서 각각 10명 가까운 임원들이 물러난다. 삼성생명은 지난해 임원수를 많이 줄였기 때문에 올해는 퇴임통보가 많지 않았지만 삼성카드에서 퇴임임원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날 삼성그룹 사장단 인사에서는 고동진 무선사업부장 사장
[송성훈 기자 / 이승훈 기자 / 이기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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