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수소차 대전’이 시작됐다. 혼다와 도요타가 새로운 수소연료전지차(FCV)를 속속 선보이며 본격적인 시장공략에 나섰다. 수소차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현대자동차는 이같은 공세에 대응해 수소차 보급 확산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혼다는 지난달 29일 도쿄모터쇼를 통해 자사 최초의 양산형 수소차인 ‘클라러티 퓨얼 셀’을 선보였다. 이 차량은 수소와 산소를 반응시키는 발전 장치를 기존 수소차보다 33% 작게 해 성인 5명이 편안하게 앉을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혼다는 이 차를 2016년 3월부터 관공서 등에 납품할 계획이다. 가격도 최대한 낮춰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자동차와 큰 차이 없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하치고 다카히로 혼다 사장은 “클라러티는 혼다가 내세운 친환경 목표인 ‘CO2가 없는 사회’를 이루기 위한 초석”이라고 말했다.
같은날 도요타는 프리미엄 브랜드인 렉서스가 개발한 수소차 컨셉트카 ‘렉서스 LF-FC’를 발표했다. 렉서스 관계자는 “수소연료전지에서 나오는 전력을 활용해 4개의 바퀴에 달린 모터를 움직여 구동하는 방식”이라며 “프리미엄 차량에도 충분히 수소연료전지를 적용할 수 있음을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더불어 도요타는 지난 연말 출시해 일본 내수용으로 판매중인 수소차 ‘미라이’의 미국·유럽 수출을 곧 시작한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미라이 판매량이 2017년 3000대, 2020년에는 3만대까지 늘어날 것으로 토요타는 기대하고 있다.
일본 업체들이 수소차 출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이유는 지난 9월 터진 폭스바겐 배출가스 조작 스캔들 이후 전세계 수소차 시장의 성장 속도가 더 빨라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그동안 자동차 업계는 글로벌 수소차 시장이 올해 6600억원 규모에서 2020년 7조원, 2025년 30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폭스바겐 사태로 디젤차의 성장세가 꺾일 것으로 예상되면서 기존 전망치가 대폭 상향조정되는 분위기다.
한 자동차 전문가는 “그동안 수소충전소 등 인프라 부족으로 수소차는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었다”며 “일본업체들은 ‘공급을 늘리면 인프라는 늘어난다’는 전략을 앞세워 공격적인 수소차 보급 정책을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세계 최고의 수소차 기술을 보유한 현대자동차도 적극적인 대응에 나섰다. 현대차는 지난 2013년 세계 최초의 양산형 수소차인 투싼 FCV를 지금까지 전세계적으로 500대 이상 판매했다.
먼저 현대차는 지금까지의 노하우를 무기로 정부 주도의 수소 인프라 구축이 진행중인 미국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이를 위해 현대차는 최근 미국 에너지부와 미국내 수소차 실증사업 확대와 관련 인프라 구축 등 수소차 대중화를 위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투싼 수소차가 상용화에 성공한데는 미국 정부의 협력이 큰 힘이 됐다”며 “앞으로도 수소차와 수소인프라 기술 분야의 협력관계를 더욱 탄탄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에서도 광주창조경제혁신센터와 함께 수소차 인프라 확대 방안을 연구하는 등 보급 확대에 힘쓰고 있을 뿐 아니라 새로운 수소차 연구·개발 투자를 확대해 오는 2020년에는 SUV 형태의 새로운 수소 전용차를 선보일 계획이다.
쇼카를 통
[김동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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