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달전 점심식사 자리에서의 일이다. K뷰티 열풍의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아모레퍼시픽 서경배 회장에게 ‘꿀피부’의 비결을 물었다. 여성 매니큐어까지 발라볼 정도로 제품에 대한 호기심과 애정이 많은 걸 알고 있었고, 실제 서 회장은 50대의 나이가 무색할 정도로 피부가 좋다. 서 회장은 바로 “꼼꼼한 세안”이라고 답변했다.“여성들처럼 메이크업을 하지 않는 남성들도 세안은 깨끗히 해줘야해요. 클렌징 디바이스를 사용할 수 있다면 더 좋구요. 저는 집에 가면 꼭 이중세안합니다”
이 말을 들은 중년 남성들의 반응은 어땠을까. “뭘 그렇게까지…. 그 분은 화장품회사 CEO니까 그렇지”가 절대다수였다.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비즈니스의 냉혹한 세계에 발을 담근 남성이라면, 자신을 내보여야 하는 위치에 있는 사람이라면, 서 회장의 말을 그냥 흘려들으면 안될 것 같다. 수십가지나 되는 화장품을 바른다는 여성들처럼은 아니더라도, 최소한의 기초케어, 피부노화를 막기 위한 자외선 차단제의 꼼꼼한 살포, 그리고 자기 전 깔끔한 세안, 이 정도만 지켜도 지금보다 훨씬 더 뽀송뽀송하고, 뽀얗고, 나이보다 젊어진다는 말을 들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런 피부 경쟁력은 실제 생활에서도 상당한 플러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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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부표면의 더러움을 부드럽게 제거해주는 크리니크 포맨의 ‘엑스폴리에이팅 토닉’ |
모든게 다 귀찮다면 그저 ‘깨끗하게 씻자’. 당연한 건데 뭘 그러냐고 할 사람도 있겠지만, 우리나라의 상당수의 대충 손닦는 비누로 엄청난 양의 물을 튀겨가며 ‘아저씨 세수’를 하는 남성분들은 찔릴지도 모른다. 깨끗하게 씻어야 하는 이유는 당연하다. 피부를 청결히 하는 것만으로도 피부가 좋아질 뿐 아니라, 늘어지는 모공을 어느 정도 잡아줄 수 있기 때문이다. 추천하는 방법은 일단 손을 깨끗하게 씻고, 클렌징 폼을 적당히 손위에 도포한 후 얼굴에 골고루 발라서 거품을 내주는 것이다. 얼마나 쉬운가. 여기에 한 포인트만 더하자. 바로 코 옆과 수염이 나는 턱 밑을 몇번만 더 꼼꼼하게 문질러주는 것 그리고 깨끗하게 물로 세척해주면, 그것만으로도 사실 어느 정도는 효과를 볼 수 있다. 기자가 놀랐던 것은 화장을 안한다고 해서 저녁에 퇴근 후 대충 물세수로 떼우는 남성이 많았다는 것. 물론 소위 2030 그루밍족에겐 해당되는 얘기는 아니겠지만 말이다. 여기에 익숙해진 후에 오일제품을 쓴다든가, 가끔씩 천연 스크럽을 해준다든가, 최근에 봇물터지듯 나오고 있는 클렌징 기기를 활용해 모공 구석구석을 잘 청소해준다면 좀 더 좋겠지만, 일단 세수를 깨끗하게 하자. 기본 중 기본이다.
▲남성에게도 수분 공급은 필요하다
세안은 하루종일 바깥에서 시달렸던 얼굴을 청결하게 하는 작업이다. 어찌보면 당연한 하루 일과의 하나다. 여기에 수분을 공급해주면 금상첨화다. 아직까지도 남성들은 ‘화장품 쓴다‘고 말하는 것 자체를 꺼린다. ‘스킨 하나 바르고 나왔다’면 다행이다. 게다가 기름기가 번들댄다면서 조금이라도 무거운 제형의 화장품은 질색팔색하는 사람도 허다하다. 하지만 피부를 청결하게 하면서 빠져나간 수분을 토너로 곧바로 공급해주면 어떨까. 세안 후 욕실에 토너를 가져다놓자. 손에 툭툭 덜어 대충 손바닥으로 얼굴을 때리는 데서 끝내지 말고, 화장솜을 이용해보자. 문제는 여성들이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화장솜은 수염이 있는 남성들이 쓰면 수염에 긁힌 화장솜이 지저분하게 남을 수 있다는 것. 남성 전용 화장솜은 조금 더 비싸지만, 그만큼 가치가 있다 프랑스 회사 ‘보코통’에서 나온 남성 전용 화장솜은 한번 써본 남성들은 계속 쓴다고 할 정도. 여기에 ‘화한’ 느낌을 주면서 청량감이 넘치는 토너를 자신의 취향에 맞게 선택, 고르게 발라주면 피부에 훨씬 생기가 돌 것이다. 여름에는 젤 타입의 수분크림을, 겨울엔 꾹꾹 눌러 나오는 모이스처라이져를 살짝만 발라보자. 몇달만 귀찮아도 해보면, 습관이 되고, 피부는 한결 청결하고 좋아질 것이다. 운동을 다녀온 후 깨끗히 세안하고 마스크팩을 한장 붙이고 낮잠을 청해보는 것도 ‘귀차니스트’에겐 좋은 방법이다.
▲자외선차단제는 필수 중 필수
자외선 차단제는 ‘타지 않으려고’ 바르는게 아니다. 자외선이 피부에 곧바로 가서 닿으면, 그 상태가 장시간 지속되면 피부 노화를 일으킨다. 색소침착을 일으킬 수 있고, 피부 탄력을 유지시키는 탄력섬유를 변형시켜 탄력도도 떨어지게 하기 때문이다. 여성들이야 이제 실내에만 있어도 자외선차단제는 발라준다고 할 정도로 익숙해졌지만, 남성들은 여전히 ‘골프갈 때’ 정도가 아니면 귀찮아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잘못된 생각이다. 반드시 자외선차단제는 외출할 때마다 바르자. 허옇게 된다며 질색하는 사람들을 위해 전혀 색깔이 묻어나지 않는 마치 로션과 같은 제품도 많이 나온다. ‘백탁현상’이 일어나지 않는 젤 타입 등을 고르면 된다. 자외선 차단제는 500원짜리 동전만큼 덜어서 고르게 발라주는 것이 중요하다
[박인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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