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진공정밀주조라는 독자적인 기술로 자동차 배기가스량을 조절하는 밸비를 만드는 엔아이비 강황진 대표는 26일 이같이 설명했다.
엔아이비는 자동차 터보차저에 들어가는 배기가스 공급량을 조절하는 부품인 밸브(WASTE GATE VALVE)를 생산하는데 일본 MHI(미쓰비시중공업), 미국의 자동차 부품사 보그워너(Bogwarner) 등에 공급하고 있다. 이들 자동차업체는 최종적으로 터보차저를 조립해 포르쉐, 페라리, 재규어, 아우디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에 납품한다. 터보차저는 엔진 사이즈를 줄이면서 연비를 높이고 배기가스를 줄여주는 역할을 함으로써 최근 자동차 업계에서 크게 각광 받고 있는 부품이다. 지난 2009년 엔아이비의 진공정밀주조 기술을 알아본 미국 보그워너에서 먼저 찾아와 개발을 의뢰했고 지원금까지 받으면서 개발에 뛰어들었다. 강 대표는 “일본 업체와 비교해서 정밀주조기술이 전혀 떨어지지 않으면서 가격은 20%이상 저렴하기 때문에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었다”며 “미쓰비시 중공업 등에 연간 100억 규모의 부품을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으며 내년이면 계약 규모가 2배 수준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사는 최근에는 방산분야에도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최근 정부와 군 당국이 2017년까지 사거리 800㎞ 첨단 무기를 실전 배치하기로 결정하면서 가볍고 내열성이 우수한 티타늄 등의 특수소재로 만든 부품 수요가 커졌기 때문이다. 엔아이비는 관련 프로젝트에 참여해 내년까지 부품 개발을 완료할 계획이다.
엔아이비가 보유한 기술은 주조 중에서도 티타늄, 니켈, 코발트 등의 특수금속을 주조할 수 있는 것이 핵심이다. 자동차·선박 등 핵심 산업의 기반이 되는 뿌리기술 중 하나인 주조는 금속을 액체상태로 용융시켜 틀 속에 주입한 후 굳혀 원하는 형상을 얻어내는 공정을 말한다. 주조에 사용하는 티타늄, 니켈 등의 금속은 일반적으로 스는 주철, 주강과 달리 산소와의 반응성이 매우 크기 때문에 진공 상태에서 주조해야 한다.
터보차저에 들어가는 부품은 니켈합금으로 만드는데 최대 1500도에 이르는 고온에서도 견디는 속성이 있다. 티타늄은 가벼우면서도 강도가 철강소재보다 우수하고 쉽게 부식되지 않아 활용도가 높다. 때문에 항공기 부품, 해양플랜트, 가스터빈, 자동차 엔진 부품 등의 부품으로 많이 쓰인다.
강 대표는 “고도의 산화가 일어나는 것을 막기 위해 산소를 차단한 상태로 용해할 수 있는 진공상태의 챔버 속에서 용융시켜 주조하는 것이 핵심 기술”이라며 “일본에서는 수십 년 전부터 미쯔비시, 히타치 등 대기업에서 직접 관련 기술을 개발할 정도로 중요하게 생각했지만 국내에서는 아직 기술력이 미비하다”고 말했다.
강 대표는 내년부터 인공관절, 임플란트 등 의료기기와 방산 관련 부품을 본격적으로 생산할 계획이다.
강 대표는 “인공관절은 코발트 합금을 사용해 만드는데 내마모성이 우수해 의료기기에 적합하다”며 “티타늄 소재로 만든 인공관절 등을 공급하기 위해 미국 메이저 의료기 업체와 논의 중인 단계로 곧 가시적인 성과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
[전주 = 김정범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