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의 지주회사 ‘알파벳’ 이사회 의장인 에릭 슈미트 회장이 2년 만에 한국을 찾아 삼성전자를 비롯한 국내업체들과 협력강화 방안을 모색한다.
지난 8월 구글의 지주회사 체제 전환이후로는 처음 한국은 방문하는 슈미트 회장이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한국기업과 어떤 협력사업을 논의할 지 주목된다.
25일 구글코리아에 따르면 에릭 슈미트 회장은 오는 29일부터 2박3일 일정으로 한국에 들어온다. 슈미트 회장은 이번 방한 기간 삼성 서초사옥에서 삼성전자 주요 경영진과 만날 예정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의 회동도 관측된다.
슈미트 회장은 지난 2013년 방한 때도 삼성전자를 방문한 전례가 있다.
삼성전자와 구글은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으로 세계 모바일 시장을 이끌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IDC에 따르면 지난 2분기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세계시장 점유율은 82.8%로 압도적이다. 또한 SA에 따르면 삼성 스마트폰은 올해 2분기에 글로벌 점유율 21.3%로 애플(14.1%)을 따돌리며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삼성 입장에선 안드로이드 OS와 삼성 갤럭시폰은 운명 공동체인 셈이다.
또한 삼성전자와 구글은 지난해 초 향후 10년간 출원되는 특허까지 공유하는 글로벌 특허 크로스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는 등 협력 관계를 구축했다. 삼성전자는 구글 안드로이드와 관련 특허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게 됨으로써 구글의 서비스와 소프트웨어를 활용한 제품을 제약 없이 개발하고 있다. 또한 스마트홈 시장에서는 삼성과 구글의 안드로이드 연합이 반애플 전선을 형성하며 맞서고 있다.
삼성전자는 구글과 스마트폰 뿐 아니라 가전·메모리반도체·디스플레이 등 협력할 분야가 많다. 또한 플랫폼 등 콘텐츠 시장을 장악한는 구글과 하드웨어 시장 강자자인 삼성이 웨어러블 분야에서 힘을 합치면 상당한 시너지도 기대된다.
에릭 슈미트 회장은 LG전자 경영진도 만날 계획이다. 최근 LG전자와 구글은 밀월 관계로 양사는 사물인터넷(IoT) OS와 무인차, 넥서스폰 등 전방위적으로 협력 관계를 강화해 나가고 있다. LG전자는 구글이 개발한 IoT용 OS 채택을 추진하고 있으며, 구글폰인 ‘넥서스5X’를 지난 20일 국내에 출시했다. 차세대 스마트폰에 구글의 간편편결제 시스템인 안드로이드페이도 채택할 예정이다. 또한 LG전자는 구글이 주도하는 커넥티드카 개발연합(OAA·Open Automotive Alliance) 회원사이기도 하다. 아울러 구글 엔지니어들은 LG전자 연구개발(R&D) 핵심기지인 서초캠퍼스에 상주하다시피 할 정도로 LG와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최고기술책임자(CTO) 산하 조직들과 구글간의 다양한 프프로젝트가 서초캠퍼스에서 개발되고 있다”고 전했다.
에릭 슈미트 회장은 방한 기간 전자업체 방문 외에도 스타트업 행사와 국회 방문 등 숨가쁜 일정을 보낼 계획이다.
구글코리아에 따르면 에릭 슈미트 회장은 오는 30일 경기도 과천에 위치한 국립과천과학관에서 열리는 어린이 창작 공간 ‘키즈 메이커 스튜디오’ 개관식에 참석한다. 이 공간은 구글과 국립과천과학관이 함께 만든 어린이를 위한 창작 공작실이다. 슈미트 회장은 이날 스튜디오 개관에 구글이 참여한 이유 등에 대해 강연할 예정이다. 이날 행사에는 이석준 미래창조과학부 제1차관 등 미래부 관계자들도 참석하기 때문에 미래부와 구글과의 추가적인 협업도 논의될 것으로 전망된다.
하루 전날인 29일에는 서울 삼성동에 위치한 ‘구글캠퍼스 서울’에서 국내 스타트업들과 만난다. ‘캠퍼스 서울’은 구글이 만든 창업가 공간으로, 영국 런던과 이스라엘 텔아비브에 이어 세계 3번째이자 아시아 최초로 설립된 구글 캠퍼스다. 이어 ‘커넥트’ 행사에 참석해 스타트업 미래와 글로벌 전략을 주제로 발표할 예정이다. 구글캠퍼스가 주최하는 이 행사는 스타트업을 둘러싼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다. 슈미트 회장이 커넥트에서 국내 스타트업에 대한 지원책을 발표할지 여부에 업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슈미트 회장은 또 국회도 방문할 예정이다. 그
[정승환 기자 / 이경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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