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을 후원한다면서 유령단체를 만들어 기부금을 모으고, 이를 빼돌린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이들이 빼돌린 돈은 11억 원이고, 피해자는 6천 명이 넘는다고 합니다.
김순철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한 사무실에 경찰이 들이닥칩니다.
의자에 앉은 여성들이 놀라 고개를 숙입니다.
유령 사회복지 후원단체에서 장애인 기부금을 모으려고 전화를 걸다가 적발된 겁니다
"여기 책임자 계세요?, 경찰관이거든요."
지난 2011년, 경기도 고양에 사무실 두 곳을 차린 42살 박 모 씨.
텔레마케터를 고용해 기업이나 관공서 등에 전화를 건 뒤 소년소녀 가장들이나 장애인을 돕는다며 기부금을 요구했습니다.
「장애인이 만들었다며 양말이나 치약 등 1~2천 원짜리 선물과 통장 계좌번호를 보내 기부를 유도하고 최대 30만 원을 받아 냈습니다.」
연말정산에서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속이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모인 기부금만 11억 5천여만 원, 피해자는 6천4백 명이 넘습니다.
▶ 인터뷰 : 오 모 씨 / 피해자
- "나는 그래도 좋은 일 한다고 한 건데…앞으로는 (기부) 안 하려고 그래요."
경찰은 박 씨 등 2명을 구속하고 지체 장애인이 포함된 공범 12명을 불구속 입건했습니다.
MBN뉴스 김순철입니다. [liberty@mbn.co.kr]
영상편집 : 김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