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중구 소재 편의점 앞. 유리문 아래편에 블랙프라이데이 행사를 알리는 분홍색 포스터가 붙어 있다[사진 : 매경DB] |
“블랙프라이데이요? 그런 거 안 해요.”
대규모 할인행사인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가 1일 첫 선을 보였지만 대대적인 홍보와 달리 편의점 현장 반응은 미적지근하기만 했다.
이날 낮 12시 서울 중구 롯데영플라자 근처 세븐일레븐. 136㎡(41평) 규모의 점포 내부엔 점심시간을 맞아 컵라면이나 도시락 등으로 끼니를 챙기려는 손님 3~4명만이 자리했다. 아침부터 세차게 쏟아지는 빗줄기 때문인지 대다수의 손님들이 우산을 구하기 위해 편의점 들렀다가 매대 일부를 슬쩍 돌아보고는 급히 발길을 옮기는 모습이었다.
연말 쇼핑 대목이자 미국의 연간 소비 20%가 발생하는 ‘블랙 프라이데이’를 벤치마킹해 국내 백화점 71개, 대형 할인점 398개, 편의점 2만5400여개 등 전국 2만6000여개 유통 점포가 이날부터 이주동안 최대 70%의 할인을 내걸고 대규모 할인 행사에 나섰지만, 평소보다 손님이 몰린 백화점과는 달리 편의점에선 그 열기를 찾기 힘들었다.
점포 관계자는 “일부 품목에 한해 할인 행사를 진행하곤 있지만 따로 표기를 하고 있진 않다”면서 “비가 쏟아지면서 손님도 평소보다 10~20%정도 적은 편”이라고 말했다.
세븐일레븐은 블랙프라이데이 일환으로 스마트폰에서 자사 애플리케이션을 내려받으면 식음료 30여개를 할인해주는 바코드를 사용할 수 있는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안드로이드폰에서만 내려받기가 가능한데다 영어 등 외국어 지원이 되지 않아 국내 이용자만을 위한 할인 행사라는 지적을 받았다.
지니 파울(22, 영국)씨는 “편의점 매장에 붙은 포스터를 보고 한국에서도 블랙프라이데이 행사를 한다는 것을 알았다”면서 “하지만 아이폰 사용자여서 다운로드가 어렵고 행사 물품도 한정적이어서 친구가 안드로이드폰을 사용하고 있음에도 이 행사를 다시 떠올릴진 모르겠다”고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해당 매장에는 하루 평균 약 1600명이 방문한다. 이중 30%가량이 외국인 방문객이다. 편의점 유리문엔 블랙 프라이데이를 알리는 포스터가 붙었지만 다른 홍보물에 비해 아래쪽에 위치해 알아보기 쉽지 않았다.
편의점 관계자는 “포스터가 꽃다발 모양이어서 콘서트 홍보냐고 묻는 손님도 있었다”면서 “편의점은 백화점이나 대형마트 등 다른 유통사에 비해 같은 할인폭을 적용하더라도 실제 체감할 수 있는 실제 할인액이 적어 상대적으로 주목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다른 편의점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근처에 위치한 편의점 GS25 매장 두 곳은 아예 블랙프라이데이 행사와 관련한 공지를 받지 못했다. 오후에 매대 진열만 조금 바꿀 예정이란 점포도 있었다. 행사에 대해 묻는 손님도 없었다.
근처에 위치한 편의점 CU 관계자는 블랙프라이데이 관련 할인상품에 대해 묻자 “그런 것은 없다”면서 “유제품 2+1 상품이나 요거트 2+1 이벤트 등 기존에 할인하던 것만 그대로 진행 중”이라고 답했다.
매장에는 블랙프라이데이를 알리는 포스터도 부착돼 있지 않았다. 이는 근처 미니스톱 역시 마찬가지였다.
블랙프라이데이에 앞서 편의점 1위 업체인 CU가 약 8400개 전 점포에서 570여개 상품에 대해 1+1이나 2+1 행사를 진행하고, GS25가 8300여개 점포에서 기존보다 100개 많은 700여개 상품이 행사 대상 상품이라고 홍보한 것과는 차이가 있다. 세븐일레븐도 앞서 약 6700개 전점에서 일부 상품에 한해 할인 행사를 진행한다고 밝혔으며 미니스톱도 2000여개 점포,
CU를 방문한 최동윤(27)씨는 “평소 진행하는 1+1 등의 할인 행사와의 차이점을 전혀 알 수 없다”면서 “정부 차원에서 진행하는 거라지만 홍보도 제대로 안 돼 있고 눈에 띄는 할인 품목도 없어 체감이 전혀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매경닷컴 배윤경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