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즈 작으면 며느리라도 주면 되지. 싸니까 일단 사자.”
“카톡으로 구두 사진 보냈어. 괜찮지? 살게.”
1일 오전 11시 서울 중구 롯데백화점 본점 9층 이벤트홀에는 300여 명의 손님들로 북적였다. 최대 70%씩 싸게 파는 신발, 옷, 그릇 등을 사기 위해 할인 행사장을 가득 메운 인파였다.
이들은 연신 휴대전화를 통해 할인 제품의 사진을 찍어 가족 혹은 친구들에게 보냈다. 자신의 것 뿐 아니라 선물용으로 또 구입하기 위해서다. 중국인 단체 관광객들까지 행사장에 몰리자 그야말로 발디딜 틈을 찾기 어려웠다.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가 화려한 막을 올린 가운데 백화점을 중심으로 손님들이 몰렸다. 평소 비싸 구입을 망설였던 명품 가방이나 고급 수제화 신발, 수입 그릇 등을 최대 70% 싸게 살 수 있기 때문이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가을 정기세일과 맞물려 오늘부터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가 시작되자 더 많은 손님들이 온 것 같다”고 설명했다.
실제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이날 오전에 이미 행사장을 방문한 고객 수는 지난달 25일 가을 정기세일 첫날 대비 3배를 뛰어 넘었다. 예상보다 많은 인파가 몰리자 롯데백화점은 관련 브랜드 매장 직원들에게 행사장 지원을 따로 요청하기도 했다.
종로구 창신동에 거주한다는 주부 이 모(53)씨는 “추석 때 선물받은 상품권도 쓸 겸해서 쇼핑을 나왔다”며 “생각보다 옷이 저렴해 몇 벌을 더 구입하게 됐다”고 말했다.
명동에 위치한 신세계백화점 본점의 12층 아웃도어 제품 할인전에도 손님들이 붐볐다. 특히 점심식사를 마친 남성 직장인들이 삼삼오오 몰려와 쇼핑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인근 직장에서 근무한다는 김 모(41)씨는 “주변에서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 얘기를 많이 해 한번 와 봤다”며 “아웃도어는 딱히 유행이 없어 재고를 사도 큰 상관이 없다”고 말했다.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 첫날 고객응대로 분주한 백화점과 달리 대형마트나 편의점 등은 한산했다. 오히려 비가 오는 궂은 날씨 탓에 소비자들의 발길이 평소 대비 10~20% 가량 더 뜸해졌다는 게 업계 종사자들의 말이다.
을지로에 위치한 한 편의점 직원은 “늦은 아침과 이른 점심 식사를 때우는 10~20대가 대부분일 뿐 블랙프라이데이 행사라서 특별히 더 손님들이 몰리진 않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편의점의 직원 역시 “평소 하던 할인 행사 외에 별반 달라진 게 없다고 손님들이 말을 한다”며 “같은 할인 폭이라도 백화점 등 다른 유통 채널과 비교해 제품 가격이 저렴하다보니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할인 액수가 작은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마트, 롯데마트 등
롯데마트 관계자는 “주중 보다는 다가오는 주말부터 손님들이 몰려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며 “생필품 위주로 할인 행사를 펼쳐 소비자들이 더 많이 체감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매경닷컴 방영덕 기자/ 배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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