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영업정지 하루 전인 지난달 30일 번호이동 시장에서 KT와 LG유플러스 가입자 약 2000명을 빼앗은 것으로 드러났다. KT와 LG유플러스도 SK텔레콤의 영업정지가 시작된 1일 일부 단말기 지원금을 상향 조정해 ‘반격’에 나섰다.
1일 미래창조과학부 등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전날 번호이동 시장에서 1779명의 가입자 순증을 기록했다. 같은 날 KT와 LG유플러스 가입자는 각각 1438명과 341명 순감했다. 시장은 대부분의 가입자가 SK텔레콤으로 향한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전날 전체 번호이동 규모 역시 2만5415명을 기록해 지난달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만큼 번호이동 시장이 치열했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 시행 이후 이동통신사를 옮기는 대신 기기변경으로 단말기만 바꾸는 최근 추세에선 드문 수치다. 지난 1월 6일과 30일을 제외하곤 올해 들어 가장 높은 번호이동 건수이기도 하다.
일부 유통점 주장에 따르면 전날 SK텔레콤은 영업정지를 앞두고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평소보다 대폭 할인된 개통 조건을 제시하는 불법영업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방송통신위원회는 SK텔레콤 영업정지 기간을 전후에 시장 과열 조심을 살피겠다고 했지만 현장 공백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은 추석 연휴기간 동안 개통이 지연됐던 온라인 판매 등의 영향으로 번호이동이 늘어난 것이라며 불법 지원금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SK텔레콤 번호이동 순증에 맞서 KT와 LG유플러스도 이날 전열을 가다듬었다.
KT는 삼성전자 갤럭시S6와 갤럭시S6엣지 등 최신 스마트폰 모델 지원금을 33만원으로 높였다. 갤럭시 노트4S LTE 지원금은 32만9000원, 중저가 모델인 갤럭시A5 지원금은 33만원이다.
LG유플러스도 LG전자 G3 지원금을 46만원으로 올렸다. 출고된지 15개월이 지난 단말에 대해서는 지원금 상한 제한이 해제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갤럭시 그랜드 맥스도 31만9000원의 지원금이 실려 사실상 ‘공짜폰’이 됐다. 중저가폰인 갤럭시 A7엔 33만원이 지
앞서 방통위는 지난 3월 SK텔레콤이 평균 22만8000원의 불법 보조금을 2050명에게 제공하는 등 단통법 위반행위를 적발하고 과징금 235억원을 비롯해 영업정지 7일을 의결했다. 이에따라 SK텔레콤은 오는 7일까지 기기변경을 제외한 신규가입과 번호이동 등 영업이 중단된다.
[매경닷컴 배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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