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포통장이 범죄의 온상처럼 활용되니 금융당국에선 통장 발급을 상당히 까다롭게 했고,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두긴 했는데요.
그랬더니 이번엔 풍선효과로 체크카드가 새로운 금융사기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최인제 기자입니다.
【 기자 】
50대 이 모 씨는 대출 모집인에게 전화로 대출 신청을 했지만 거절당했습니다.
신용등급이 낮고 이미 대출이 많다는 게 이유였습니다.
하지만, 금융거래를 많이 하면 신용등급이 오르고 대출도 가능할 거라며 체크카드를 발급해오라는 제안을 받았습니다.
이 씨는 체크카드를 만들어 건넸는데 덜컥 체크카드에 있던 450만 원이 빠져나갔습니다.
대포통장 대신 체크카드를 만들게 한 뒤 카드 은행계좌에서 돈을 빼내는 수법입니다.
통장 개설과 달리 현금·체크카드를 만들 때는 고객에게 금융거래목적 확인서를 받지 않아 손쉽게 발급받을 수 있다는 점을 악용했습니다.
실제 금융당국이 대포통장을 막으려고 통장 발급을 까다롭게 하자 신규 통장 발급 건수는 줄었지만, 체크카드를 이용한 금융사기 비중은 크게 늘었습니다.
이에 따라 은행들도 체크카드 발급을 까다롭게 할 방침입니다.
▶ 스탠딩 : 최인제 / 기자
- "체크카드 하나 만들려는데요. (발급목적이 어떻게 되세요?) 다음 달부턴 이 은행에서 체크카드를 발급받으려면 이런 서류로 발급목적을 밝혀야 합니다."
▶ 인터뷰 : 노승춘 / KB국민은행 부부장
- "이상거래 모니터링 전문 인력을 기존보다 4배 이상 증원해서 은행 창구를 통한 사기자금 인출을 사전에 100% 차단할…."
금융당국은 국민은행 외에도 금융지주사를 중심으로 체크카드 발급 절차를 한층 강화한다는 계획입니다.
MBN뉴스 최인제입니다. [ copus@mbn.co.kr ]
영상취재 : 민진홍 VJ
영상편집 : 송현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