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 2위를 다투는 자동차제조업체인 폴크스바겐의 마르틴 빈터코른 최고경영자(CEO)가 결국 배출가스 조작 스캔들의 책임을 지고 물러났습니다.
↑ 사진 = MBN |
그는 그러나 자신은 배출가스 조작과 같은 부정행위에 대해 아는 바 없고, 가담한 바도 없다고 강변했습니다.
올해 68세인 빈터코른 CEO는 23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폴크스바겐은 새롭게 출발해야 한다"면서 "나의 사임으로 새로운 출발을 위한 길을 열겠다"고 밝혔습니다.
빈터코른은 그러나 "사임은 회사를 위한 것이지만, 나로서는 어떠한 부정행위에 대해서도 알지 못했다"면서 "폴크스바겐 그룹에서 그런 규모의 부도덕한 행위가 가능하다니 망연자실할 따름"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해명과 투명성 확보를 위한 과정은 계속돼야 한다"면서 "그게 유일하게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말했습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지난 2007년부터 폴크스바겐을 이끌어온 빈터코른은 독일 상장회사 CEO 중 최고연봉을 받아왔습니다. 그는 폴크스바겐을 8년간 이끌면서 토요타와 GM을 제치고 세계 1위의 자리를 넘보는 자동차그룹으로 성장시키고 수익도 2배에 가까운 2천억 유로로 늘렸으나 폴크스바겐 78년 역사상 최악의 스캔들로 불명예 퇴진하게 됐습니다.
폴크스바겐 이사회는 "추후 추가 인적쇄신이 있을 것"이라며 "내부조사가 신속하게 진행중이며, 회사에 어마어마한 해를 끼친 부정행위에 가담한 이들은 결과에 책임을 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사회는 이어 "빈터코른은 배출가스 조작에 대해 알지 못했다"고 덧붙였습니다.
폴크스바겐이 이처럼 배출가스 조작 스캔들을 빈터코른이 아닌 부하 직원들의 탓으로 돌리려는 조짐에 대해 영국 관리자협회 등은 반발하고 나섰습니다.
영국 경영자들의 모임인 관리자협회(IOD)의 사이먼 워커 사무총장은 영국 일간 가디언에 "전세계적 규제를 위반했다는 사실을 명백히 자인하고, 관계당국까지 장기간 속인 회사는 누가 책임을 질지를 넘어서 더 큰 질문에 답변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1천100만대의 차량에 소프트웨어를 장착해 배출가스를 조작하는 식의 행위는 몇몇 나쁜 악당 직원들이 벌인 일이 아니다"라면서 "이런 결정은 상당한 고위급에서 내려져 실행됐을 가능성이 크며, 이사회가 알았다면 위법행위에 가담한 것이고 몰랐다면 책임을 크게 방기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칼 토비아스 버지니아 리치몬드 대학 법대 교수는 FT에 "빈터코른이 배출가스 조작에 대해 몰랐다고 하는 것은 여전히 회사내 어느정도 층위에서 이 모든 게 어떻게 이뤄졌는지 알까라는 의문
한편, 폴크스바겐은 오는 25일로 예정된 이사회에서 후임 CEO를 임명할 것으로 관측됩니다.
후임 CEO 후보로는 포르셰 스포츠카 사업부문 대표 마티아스 뮐러가 가장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습니다. 작년 12월 BMW에서 폴크스바겐으로 옮긴 헤르베르트 디스, 독일 자동차부품업체 콘티넨탈의 CEO 엘마 데겐하르트 등도 거론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