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에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0%대에 그쳤다. 경기가 부진한 가운데 물가마저 낮은 수준이 장기간 유지되면서 한국 경제의 디플레이션 진입 염려가 이어지고 있다.
통계청이 1일 발표한 ‘8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지난해 8월보다 0.7% 상승에 그쳤다. 이는 최근 3개월째 동일한 물가 상승률 수준으로 소비자물가지수는 지난해 12월(0.8%) 이후 9개월째 0% 상승에 머물렀다. 농산물과 석유류를 제외한 근원물가는 2.1% 상승했으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 근원물가인 식료품 에너지 제외 지수는 2.5% 올랐다. 모두 올해 1월부터 8개월째 2%대 상승률이다.
특히 지난달에는 휘발유와 경유 값이 각각 16%와 20.1% 하락하는 등 석유류 가격이 18.2% 떨어지면서 소비자물가 상승을 짓눌렀다. 기획재정부는 지난달 석유류 가격 하락으로 소비자물가가 0.93%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분석했다.
농축수산물 가격은 작년 8월에 비해 3.4% 상승했다. 가뭄으로 가격 상승폭이 컸던 7월(3.7%)보다는 가격 상승세가 둔화된 것이다. 품목별로는 양파(74.2%) 파(48.9%) 무(33.1%) 마늘(32.3%) 참외(17%) 등 농산물 가격이 큰 폭으로 올랐다. 다만 지난달 채소값 상승폭이 컸던 것은 작년 채소값 하락에 따른 기저효과도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육류 돼지고기와
김보경 통계청 물가통계과장은 “지난달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과 가뭄의 영향이 거의 사라진 가운데 무더위로 인해 채소값이 상승했다”며 “소비자물가가 9개월째 0%지만 근원물가는 2%대를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윤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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