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 회장이 오는 17일 열리는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총회 참석을 위해 일본으로 떠났다. 13일 롯데그룹에 따르면 신 회장은 이날 오전 9시 김포공항에서 도쿄 하네다 공항행 비행기를 탔다.
이번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총회는 사실상 신 회장이 한·일 롯데의 ‘원리더’라는 것을 확인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롯데홀딩스가 발의한 주총 안건은 ‘사외이사 선임’과 ‘지배구조 관련’ 등 두 가지로 모두 경영권과 직접 연관된 내용은 아니다. 하지만 이 안건이 신 회장 체제에 맞는 투명한 경영구조를 갖춰나가는 과정과 연결되어있는 만큼 안건 통과 여부는 신회장이 한·일 롯데를 완전히 접수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기회가 될 수 있다. 또한 1.4% 지분밖에 소유하고 있지 않은 신동빈 회장이 안건 통과를 자신하며 주총 시기를 서둘러 잡은 것은 약 70%에 달하는 우리사주조합과 자회사 지분 중 상당수를 이미 우호세력으로 확보했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가능하다. 경영권 분쟁의 대척점에 서있는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과 반대 세력들이 안건 통과를 막을 수는 있지만 사실상 안건 자체가 기업 투명성과 관련된 내용이기 때문에 반대 명분을 확보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이 외에도 신 회장의 한일롯데 통합 지배력이 그간의 추측보다 훨씬 더 강력하다는 증거가 곳곳에서 나오고있다. 한국 롯데 정책본부가 지난 10일 경영권 분쟁과 관련해 정부와 국회 등에 보낸 대외비 자료인 ‘롯데그룹 상황 설명자료’에 따르면 일본·한국 롯데 지배구조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L투자회사들의 지분을 롯데홀딩스가 100% 가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미 일본롯데홀딩스 이사회를 장악한 신 회장이 L투자회사들의 실질적인 경영까지 도맡고 있다는 뜻이다.
L투자회사 12곳은 설립 이후 대부분 신격호 총괄회장이 ‘주인’인 것으로 알려져왔지만 지난 6월 30일부터는 신 회장이 대표이사로 등재되며 세대교체가 이뤄졌다. 신 총괄 회장은 지난 7월 31일 이후 모든 L투자회사의 대표 자리에서 물러난 상태다. 같은날 신 총괄회장은 ㈜롯데, 롯데상사, 롯데물산, 롯데아이스, 롯데부동산 등 그간 대표이사로 있던 일본 롯데그룹 계열사에서도 해임됐다. 현재 신 총괄회장은 일본 롯데 계열사 15곳 중 야구단인 지바 롯데 마린스 대표를 제외한 모든 대표 자리에서 물러난 상황이다.
롯데는 ‘롯데그룹 상황 설명자료’를 통해서도 신동빈 회장이 대내외적으로 검증받은 그룹 최고경영자라고 밝히고
[이새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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