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호텔롯데 상장을 추진하겠다고 밝히면서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호텔롯데는 국내 비상장사 중 최대 기업가치를 보유해 지난해 삼성SDS와 제일모직에 이어 초대형 기업공개(IPO)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기 때문.
신 회장은 11일 오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호텔롯데 상장을 추진해 주주구성을 다양화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불거진 경영권 분쟁으로 한국롯데 계열사 대부분이 일본롯데의 지배를 받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자, 한국롯데의 지주회사 격인 롯데호텔 상장으로 일본롯데 지분 비율을 축소하고 ‘롯데는 일본회사’라는 국적 논란도 벗어던지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현재 호텔롯데의 최대주주는 19.07%의 일본롯데홀딩스로 일본 L투자회사들이 총 73 19%를, 일본 광윤사가 5.45%를, 일본 패미리가 2.11%의 지분을 갖고 있어 일본롯데 비중이 99.28%에 달한다. 이에 따라 호텔롯데는 매년 약 250억원의 배당금을 일본으로 보내 ‘한국에서 번 돈을 일본으로 보낸다’는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IPO의 구체적인 시기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지만, 신 회장은 호텔롯데 이사회의 승인이 나는대로 주관사를 선정하고 IPO 시기 등을 조율해나갈 방침이다.
업계는 호텔롯데가 상장할 경우 기업가치가 2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올해 호텔롯데 예상 매출액은 5조원, 영업이익은 5000억원 이상이다.
전용기 현대증권 연구원은 “(호텔롯데는) 연결로 인식되지 않는 롯데 계열사 지분을 3조원 가량 보유하고 있고 수조원대의 부동산도 갖고 있다”면서 “면세, 호텔, 프랜차이즈 등 중국 관련 소비재 사업의 영업가치만 10조원을 웃돌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IPO를 하면 기업 이미지도 좋아질 뿐만 아니라 지배구조 개편에 따른 경영권 승계의 정당성 확보도 가능하다”며 “호텔롯데의 기업가치는 20조원 이상으로 삼성SDS와 제일모직에 이어 국내 주식시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 연구원은 “호텔롯데 상장은 국내에서 중국향(向)소비재 사업을 진행하는 사업지주회사의 첫 등장을 의미하는 만큼 같은 사업지주회사인 SKC&C와 제일모직 주가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중국과 동남아의 매출 비중이 올라가는 CJ 주가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한 증권사 연구원은 “단기간 롯데쇼핑 등 계열사 주가에는 긍정적 영향을
[매경닷컴 배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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