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과학자가 이끄는 한·중 공동 연구진이 특정 유전자를 교정, 근육이 많은 ‘슈퍼돼지’를 만드는데 성공했다.
김진수 기초과학연구원(IBS) 유전체교정연구단장(서울대 화학부 교수)과 윤희준 중국 연변대 교수 공동 연구진은 돼지의 근육 성장을 막는 유전자를 제거해 일반 돼지보다 몸집이 큰 슈퍼 돼지(이중근육 돼지)를 만들었다고 1일 밝혔다. 연구결과는 논문을 통한 공식 발표가 아니라 학술지 ‘네이처’ 보도로 알려졌다.
연구진이 개발한 이중 근육 돼지는 19세기 벨기에 육종업자들이 교배를 통해 만든 ‘벨지언 블루’ 소와 마찬가지로 처럼 덩치가 크고 근육도 우락부락하다. 다만 전통적으로 사용하는 육종 방식과 달리 간단히 유전자만 제거하는 방식을 사용했다. 김진수 교수는 “육종을 통해 만든다면 수십 년이 걸렸을 것”이라고 말했다.
동물 유전자 중 근육 성장을 억제하는 유전자는 ‘마이오스타틴(MSTN)’이다. 운동 능력이 뛰어난 경주마, 경주견이나 근육 많은 사람 몸속에는 MSTN에 돌연변이가 생긴 경우가 많다. MSTN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면서 근육세포가 많이 만들어진 덕이다. 연구진은 돼지 MSTN 유전자를 제거하기 위해 ‘탈렌’이라는 유전자 가위 기술을 적용했다. 김 교수는 “탈렌을 넣으면 MSTN 유전자가 잘려나간 뒤 나머지 부분은 자연스럽게 복구가 된다”며 “돼지 태아세포를 교정해 MSTN이 사라진 세포를 선별한 뒤 난세포에 이식해 32마리 새끼돼지를 복제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김 교수팀 성과는 아직 학계 공식 인정을 받지 못했지만 네이처에 따르면 돼지 유전자교정 석학인 하이너 니만 독일 프리드리히 뢰플러 연구소 박사는 “사진을 보니 전형적 이중근육 동물을 나타내고 있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이 돼지를 식용으로 공급하는 한편 정자를 농부들에게 제공해 일반 암컷 돼지와 수정시킨다는 계획이다. 김 교수는 “새로 태어나는 새끼들은 MSTN 유전자가 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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