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ld Out.”
영화 ‘솔드아웃’의 주인공 하워드(아놀즈 슈왈제네거 분)는 인기 장난감 터보맨을 찾아 동분서주 하지만 찾아가는 상점마다 ‘매진(Sold Out)’ 됐다는 말만 들을 수밖에 없었다.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사랑하는 아들에게 장난감을 안겨주기 위해 좌충우돌하는 아버지의 모습을 보며 관객들은 마냥 웃을 수만은 없었다.
최근 한국에서도 유사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터닝메카드’라는 장난감 때문이다. 초이락컨텐츠팩토리가 개발하고 손오공이 판매하고 있는 이 장난감은 지난해 12월 출시된 이후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연일 매진 행렬을 이어가고 있다. 말 그대로 ‘한국판 솔드아웃’이다.
완구업계의 ‘허니버터칩’으로 불리며 물량을 구하기 어려워지자 시중에서는 웃돈을 얹어 거래되고 유사품이 유통될 정도다. 심지어 온라인 쇼핑몰에서 중고품이 신제품 보다 더 비싼 가격에 팔리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부모들은 “제품 구매를 위해 마트를 뒤져도 도저히 구할 방법이 없다”고 아우성이다.
터닝메카드의 인기 비결은 3가지로 압축된다. 우선 아이들이 좋아하는 변신완구, 카드게임, 미니카의 요소를 모두 갖췄다는 점이다. 모바일 게임과 만화영화을 활용한 ‘원소스 멀티유즈’로 인지도를 높인 것도 주효했다. 이와 더불어 에반과 나백작 등 16종에 이르는 유형도 매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터닝메카드는 완구와 카드가 같이 들어 있는데 이 둘을 결합하면 완구가 순간적으로 바뀌는 일종의 ‘자동 변신로봇’ 방식이다. 특허를 받기도 한 자동 변신로봇은 기존에 없었던 것으로 아이들의 눈에는 신기해 보일 수 밖에 없다. 카드를 바닥에 깔아 놓고 미니카 형태의 완구를 카드가 있는 곳으로 굴려 자동차가 카드 밟으면 차체에 카드가 달라붙으면서 순식간에 미니카가 캐릭터 로봇으로 변신한다. 이는 차체에 자석을 내장하고 카드가 차체에 달라 붙는 순간 미니카의 헤드 부분이 카드를 물면서 구조가 바뀌도록 설계한 것이다. 최신규 손오공 회장이 새가 부리로 점괘를 무는 ‘새점’에서 영감을 얻어 직접 개발했다. 제품 크기도 8㎝ 안팎으로 아이들이 한손에 잡을 수 있을 정도로 작고 가격 또한 1만원대(마트 기준)로 비교적 저렴하다는 것도 판매량을 늘리는데 효과적이었다.
손오공 관계자는 “현재 중국 내 생산공장을 풀가동하고 있지만 주문 물량을 맞추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추가 생산 공장을 늘리는 방법을 통해 최대한 물량 확보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손오공은 터닝메카드를 기반으로 한 응용 제품도 선보였다. ‘메가스파이더’의 경우 터닝메카드 미니카를 넣으면 트럭모양의 장난감이 거대한 거미 로봇으로 순간 변신한다. 완구 하나를 구입하면 미니카와 캐릭터 장난감을 같이 갖고 놀 수 있으며 카드놀이 까지 할 수 있는 ‘1석 3조’ 장난감인 셈이다.
완구 업계 최초로 제품 출시 이후 모바일 게임을 선보인 것도 홍보에 한몫했다. 터닝메카드를 모티브로 만든 모바일 게임 ‘메카드 카드 배틀’, ‘메카드 레이싱’은 다운로드 횟수가 3만여건을 넘어설 정도로 인기를 얻고 있다. 올해 2월부터 방영되고 있는 애니메이션에도 공을 들였다. 통상 완구 출시에 앞서 제작하는 애니메이션은 26화로 제작하는 경우가 일반적이지만 터닝메카드의 경우 52화의 장편 애니메이션으로 제작해 내년 초까지 방영된다. 모바일게임, 만화영화 등 온·오프라인을 망라한 다양한 콘텐츠로 인지도를 높이는데 효과를 본 것이다.
뿐만 아니라 총 18종에 이르는 다양한 캐릭터로 제품 매력도를 높였다. 손오공은 현재 미니카 형태의 터닝메카드
손오공은 터닝메카드 판매량 증가를 기반으로 지난 1분기 영업이익(연결기준)은 전년동기대비 123.41% 증가한 13억100만원을 기록하며 호실적을 보였다.
[김정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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