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의 임종을 함께하지 못한 한 가족의 편지가 대한민국을 울리고 있습니다.
뇌경색으로 입원한 병원에서 메르스 환자가 발생해 면회가 통제됐기 때문인데요.
간호사가 대신 읽어준 편지를 끝으로, 가족은 어머니를 떠나보내야 했습니다.
정주영 기자입니다.
【 기자 】
대전 을지대병원 중환자실.
뇌경색으로 사경을 헤매던 65살 여성 곁에 간호사들이 둘러섰습니다.
병원에서 메르스 환자가 발생해 면회가 전면 금지되면서, 이산가족이 된 남편은 간호사에게 고별의 편지를 읽어달라고 부탁했습니다.
간호사들은 말문을 제대로 잇지 못했습니다.
애들 엄마, 나와 만나서 38년 동안 고생도 하고 보람 있는 일도 많았는데 갑자기 당신과 헤어지게 돼서 가슴이 미어집니다.
아들은 엄마의 마지막 길을 걱정합니다.
엄마! 외롭다고 느끼지 말아요. 이제 앞으로는 마음속에서 계속 함께 있는 거예요.
마지막으로 딸의 편지를 읽어내려가는 순간, 중환자실은 울음바다가 됐습니다.
엄마, 이제 아무 걱정 말고 편안하게 하늘에서 쉬세요. 다음 생애에도 엄마와 딸로 만나요.
엄마 사랑해요.
▶ 인터뷰(☎) : 홍민정 / 을지대병원 내과계 중환자실 파트장
-"(환자는) 편안히 계셨습니다. 보호자 분이 이렇게 해 줘서 고맙다고 하셨지만, 저희도 편치않은 마음이고요. 상황이 가슴 아팠습니다."
한 가족의 소중한 아내이자 엄마인 이 여성은 5시간 뒤 편안한 표정으로 숨을 거뒀습니다.
MBN뉴스 정주영입니다. [jaljalaram@mbn.co.kr]
영상편집 : 김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