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 답이 있습니다. 연구원들이 현장에서 배우고 느끼면 새로운 아이디어가 샘솟을 겁니다.”
김흥남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원장은 2009년 이후 6년 동안 ETRI를 이끌면서 성과경영, 특허경영, 인재경영 등 세가지 경영목표를 세웠다. 오는 11월 임기를 마치는 그는 경영 목표에 어느정도 성과를 거뒀지만 남은 기간 동안 새로운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구글을 벤치마킹해 연구원들의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끌어모으겠다는 것이다.
김 원장은 최근 서울 서초동에 있는 ETRI 창업공작소에서 매일경제와 인터뷰하면서 “구글처럼 근무시간 일부를 활용해 연구원들이 마음껏 자신의 아이디어를 펼칠 수 있는 ‘에트리 웨이(ETRI Way)’를 도입했다”고 말했다. 그는 “파괴적 혁신이 나올 것”이라며 큰 기대감을 표시했다.
에트리 웨이는 ‘구글 20%’를 벤치마킹한 제도다. 구글 연구원들은 일주일 중 하루를 자신이 원하는 연구에 마음껏 활용할 수 있다. 김 원장은 “이를 모방해 금요일 오후 2시부터 6시까지는 연구원들이 어떤 연구를 하더라도 허용하고 있다”며 “자신의 아이디어를 개방하고 공유하다보면 전혀 예상치 못한 아이디어가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2009년 취임한 김 원장은 성과, 특허, 인재 등 세가지 경영목표를 이루기 위해 애써왔다. 성과 측면에서는 LTE어드밴스드 첫 시연, 조선 ICT(정보통신기술) 융합, 통·번역기인 ‘지니톡’ 등 다양한 기술을 개발했다. 특허 분야에서는 기관별 평가에서 세계 1위를 기록했으며 2012년 이후 60명 정규직 연구원들을 추가로 선발하고 있다. 정규직 수는 바뀌지 않았지만 정년퇴직을 앞둔 연구원들 수를 고려해 향후 10년간 600명의 젊은 피를 수혈한다는 방침이다. 그는 “기존 세대가 CDMA를 개발했다면 글로벌 경험으로 무장한 신세대 연구원들 수혈로 세계 최고 ICT 연구소로 거듭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또한 연구원들이 안정적으로 일하면서 도전적 연구에 집중할 수 있도록 500여개에 이르는 연구과제를 300개로 단축한다는 방침도 세웠다. 비슷한 연구는 묶고 연구비를 따기 위한 ‘생계형 연구’는 과감히 버리겠다는 것이다. 그는 “연구비를 확보하지 못한 연구원들이 안정적으로 연구할 수 있도록 기관이 책임지고 연구비를 지원할 것”이라며 “연구원들은 마음껏 도전적인 연구를 진행해 나가면 된다”고 말했다.
김 원장이 임기 동안 항상 강조한 것은 현장이다. 연구개발(R&D) 성과가 확산되지 못하고 실험실에만 머무르는 가
[원호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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