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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MW, 전기차 |
서울 성수동 서울숲 갤러리아포레는 상위 0.1% 부유층이 사는 아파트로 유명세를 타는 곳이다. 하지만 지금은 다른 이유로 주목받고 있다. 이 곳의 공용주차장은 ‘가정용 전기차 충전기’ 설치를 동의해 준 서울시에 있는 첫번째 아파트가 됐기 때문이다.
서울숲 갤러리아포레 입주자 대표회장 오민석씨는 “지난 연말 BMW측에서 처음 제안이 들어왔을 때만 해도 전기차 충전기 설치에 대해선 생각해본 일이 없었다”며 “하지만 조만간 전기차 시대가 올거라는 BMW코리아의 설명을 듣고 기왕 할거 빨리하는게 좋겠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오씨는 전기차 충전기 설치 안건을 입주자 대표 회의 안건으로 올렸고 대표 전원이 안건에 동의했다.
지하주차장 한켠에 위치한 전기충전기에서 충전중인 BMW i3의 주인 문혜준씨(30·여)를 만났다. 그는 “전기차 구매에 앞서 가장 걱정했던 부분이 가정용 충전기를 과연 설치할 수 있을까였다”며 “BMW코리아와 입주민들의 도움으로 전기차를 소유하게 됐다”고 말했다.
문씨는 “하루 밤 충전시키면 압구정동의 직장을 오가는데는 전혀 문제가 없지만 급할때는 가까운 BMW 전시장이나 대형마트를 찾아 충전하기도 한다”며 “충전 인프라 문제만 해결된다면 경제적이고 조용해 정말 매력적인 차가 전기차”라고 덧붙였다.
전기차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다. 글로벌 완성차 메이커들이 앞다퉈 이 시장에 뛰어들었고 이미 상용화된 전기차도 많다. 문제는 몇몇 차종을 제외하면 거의 팔리지를 않는다는 점이다.
전기차 보급을 가로막는 난제 가운데 하나는 충전소 보급률이 형편없는 수준이란 점이다. 미국 캘리포니아주나 노르웨이 등 몇몇 지역을 제외하면 전 세계가 공통적으로 겪고 있는 현상이다.
특히 아파트 등 공동주택 거주자가 많은 우리나라는 충전소 문제가 더 심각하다. 단독주택과 달리 공동주택에 가정용 충전기를 설치하려면 다른 입주자들의 동의를 받아야한다.
이 때문에 BMW코리아는 가정용 충전기 설치를 돕는 전담팀을 꾸렸다. BMW의 전기차에 맞는 가정용 충전기가 많이 보급되면 BMW 전기차의 판매도 함께 늘어날 것으로 판단한 것이다. 전담팀의 임무는 고객들이 주민들로부터 충전기 설치 동의서를 받을 수 있도록 주민들을 함께 설득하는 것이었다.
BMW코리아 전기차 인프라 프로젝트를 담당하는 제갈명식 팀장은 “BMW i3 고객이 사는 집을 일일이 찾아가 이웃주민들을 설득했다”며 “추운 겨울 아파트 동 대표를 만나기 위해 눈을 맞으며 5시간 이상을 기다려보기도 했다”고 말했다. 반상회 때마다 찾아가 주민대표들을 만났다”고 말했다.
처음엔 시큰둥하던 주민들도 가정용 충전기를 공용 주차장에 설치할때 드는 비용은 정부가 지원하고 발생하는 전기료는 전기차 소유주 개인의 부담으로 할 수 있다는 말을 듣고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기 시작했다.
무엇보다 전기차 보급이 늘어나면 전기차 충전기가 설치된 아파트의 매매 가치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는 분석이 주민들 설득에 큰 도움이 됐다.
나아가 갤러리아포레 주민들은 상황에 따라 전기차 충전 전용 공간을 조성하는 방안도 검토중이다. 더 많은 입주자가 전기차를 구매할 유인책이 생긴 것이다.
전담팀은 주민들의 동의를 쉽게 얻기 위해 가정용 충전기의 디자인도 싹 바꿨다. 상자처럼 투박하게 생긴 충전기를 세련되게 바꾸고 LED 조명을 설치해 은은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도록 했다.
BMW코리아의 시도는 서서히 결실을 거두는 중이다. BMW코리아는 서울시가 지난해 추진한 ‘2014 전기차 민간공모 사업 지원’에서 BMW의 전기차 i3를 선택한 고객 90명 가운데 60명 이상의 고객에게 차량을 인도하는데 성공했다. 이는 바꿔말해 이들의 가정에 충전기 설치를 성공했다는 뜻이다.
실제로 지난해 서울시의 전기차 민간 공모 사업에 참가한 다른 자동차 업체들의 전기차 인도율은 50%에도 못미친다. 충전기 설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서다.
제갈 팀장은 “경희궁의 아침, 상도동 대림아파트 등 서울시내 20개 아파트에 가정용 충전기를 설치했다”며 “국내중소기업 들과 함께 국내 주거 현실에 맞는 가정용 충전기 개발에도 앞장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울시는 지난 6일부터 ‘20
[김동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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