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롭게 하늘을 날아다니는 조류는 수천만년 전 지구를 점령했던 공룡이 진화했다는 것이 학계의 정설이다. 가장 진화한 공룡은 원시 조류와 굉장히 유사하고 비슷한 특성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공룡 입부위가 어떻게 새의 부리로 진화했는지 이해하기 어려웠다.
미국 연구진이 이를 이해할 수 있는 단서를 찾아냈다. 미국 하버드대와 시카고대 등 공동 연구진은 새의 부리를 형성하는 단백질을 조작해 공룡과 비슷한 얼굴을 가진 닭의 배아를 만드는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인 ‘에볼루션’ 12일자에 게재됐다.
연구진은 공룡 주둥이가 새의 부리로 진화하는 과정을 찾아내기 위해 닭과 에뮤(호주에 서식하는 평균 키 1.8m의 큰 새), 파충류인 악어와 도마뱀 등의 배아를 대상으로 입 주변이 어떻게 발달하는지를 분석했다. 연구 결과 새와 파충류의 안면 모양을 결정짓는 단백질이 서로 다르게 발현되는 것을 찾아냈다.
이를 검증하기 위해 연구진은 닭 수정란에 수십 개 생화학물질을 주입하면서 단백질 발현을 차단하는 연구를 진행했다. 그러던 중 달걀 속에 들어있는 병아리 배아에서 이상한 현상을 발견했다. 병아리 부리를 덮고 있는 피부를 벗겨내 골격 구조를 살펴본 결과 파충류 입인지, 새 부리인지 구분이 어려웠던 것이다. 연구를 이끈 바르트 불라르 미국 시카고대 교수는 “CT를 활용해 변형된 배아의 두개골을 살펴보
연구진은 “단백질 변형에 관여한 유전자를 찾게 된다면 공룡과 조류간의 진화 관계를 더욱 이해해 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원호섭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