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담배와의 전쟁이 보다 치열해질 전망이다.
서울시는 올해 하반기부터 지하철 출구 반경 10m 이내, 한강공원를 금연구역으로 지정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담배값 인상, 금연구역 확대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간 셈이다.
1월 1일 정부가 담배와의 전쟁을 시작하며 담배값이 80%나 올랐고 금연구역이 100㎡넘는 일반음식점, 커피숍, PC방 등으로 확대 지정됐다.
흡연자들의 설땅이 점점 줄고 있지만 연초에 세웠던 금연결심을 지금 지키고 있는 사람들은 과연 몇명이나 될 까?
올들어 담배를 끊기위해 보건소 금연클리닉을 찾은 사람들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배 가까이 늘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지난 2월 25일부터 금연치료지원사업을 시작해 금연을 원하는 사람들이 금연치료기관으로 등록된 병·의원에서 금연 치료를 받을 경우 금연 상담료 및 약값의 일부(약 50~70%)를 지원받을 수 있도록 했다.
그런데 연초 금연을 결심한 사람들의 마음이 흔들리고 있는 듯 하다. 전년동기 대비 담배 판매 감소폭이 1월 40%에서 4월 10%대까지 줄었다. 실제로 올해초 금연을 결심했던 최재욱씨(가명)는 며칠 전 술자리에서 담배 한대를 피운 이후 금연 결심이 무너져 다시 흡연을 시작했다. 최씨는“얼큰하게 취한 술자리에서 ‘딱 한대만…’하고 권하던 동료의 유혹에 무너지고 말았다”며 “술자리에서 한 번 담배를 피우고 나니까 의지가 급격히 떨어져 금연 시도 이전만큼 담배를 피우고 있다”고 금연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 가정의학과 유태호과장은“금연 도중 ‘한 대만’의 유혹을 떨치지 못했다고 해서 금연 실패라고 인식하는 것은 섣부른 결론”이라며 “흡연자 대부분이 평생 5~7번의 금연 시도 끝에 금연을 성공하기 때문에 시행착오를 줄이기 위해 의료진의 전문적인 치료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금연이 어려운 이유는 뇌가 니코틴에 중독되었기 때문이다. 술을 마실 경우 판단력을 좌우하는 전두엽이 마비돼‘한 대의 유혹’에 넘어가기 더욱 쉬워진다.
전문가 상담과 치료제 도움을 받을 경우 금연 성공률은 의지로만 시도했을 때에 비해 약 10배까지 높아진다. 따라서 전문가와의 상담을 통해 본인의 니코틴 중독 정도를 확인하고, 본인에게 맞는 금연 방법을 찾아 지속적인 상담과 함께 적절한 금연보조요법을 병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금연치료에 이용되는 대표적인 전문의약품이 챔픽스(바레니클린)이다. 챔픽스의 12주 금연성공률은 약 44%로 단일 금연치료제 중 가장 높은 성공률을 보인다. 특히 한국인 및 대만인을 대상으로 한 임상연구에서는 금연성공률이 약 60%인 것으로 나타났다.
유태호 과장은 “일어나자마자 담배 생각이 나거나 하루 한갑 이상 피우는 흡연자들의 경우 약물치료가 필수적”이라며“가장 많이 처방되는 금연치료제 챔픽스는 뇌의 니코틴 수용체에 직접 작용해 담배 맛을 떨어뜨리고 금단현상 없는 금연을 돕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전문의약품인 만큼 반드시 의료진과 면밀하게 상담하면서 복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최근에는 금연을 돕는 어플리케이션도 인기를 끌고 있다. 금연을 통해 절약한 담뱃값이 얼마인지, 늘어난 수명은
보건복지부와 국립암센터에서 운영하는 ‘금연 길라잡이’ 어플리케이션에서는 금연 시도자들 간에 활발한 소통이 이뤄질 뿐만 아니라 금연상담 전화도 바로 연결할 수 있어 금연을 결심한 많은 이들이 이용하고 있다.
[이병문 의료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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