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하루 벌어 하루를 사는 일용직 건설노동자들에게 '경기 회복'은 먼 이야기였습니다.
바닥경기 바로미터 역할을 하는 서울 근교 인력시장을 김한준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 기자 】
어둠이 짙게 깔린 새벽 4시 30분.
경기 성남의 인력시장으로 사람들이 하나 둘 모여듭니다.
일용직 건설 노동자들이 하루 벌이 일감을 찾지만, 녹록지 않습니다.
▶ 인터뷰 : 일용직 노동자
- "(이번 달에 일은 얼마나 나가셨어요?) 10~12개 했을 거야. 많이 한 사람들은…. 뭘 어떻게 먹고살라는 거야?"
일거리가 있으면 어디로든 팔려갑니다.
▶ 인터뷰 : 일용직 노동자
- "(어제도 나가셨어요?) 어제는 송도. 송도면 괜찮은 거지. 저기 강릉, 평창, 대전. 일감만 들어오면 가죠."
휴게실에는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인부들로 가득합니다.
요즘 부동산 경기가 살아나는 것 아니냐고 물었더니 피부로 못 느끼겠다는 답만 돌아옵니다.
▶ 인터뷰 : 일용직 노동자
- "건설경기가 좋네 나쁘네 하든 아무 상관이 없어. 나쁘면 더 안 좋고 좋아 봐야 똑같고."
근처 상인들도 장사가 안된다며 울상을 짓습니다.
▶ 인터뷰 : 인력시장 인근 상인
- "점점 줄어. 이 가게 사람 안 들어와요. 어쩔 수 없으니까 그냥 나와 앉아 있는 거지."
전문가들은 부동산 시장의 온기가 건설 현장까지 이어지려면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 인터뷰 : 심규범 /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박사
- "(부동산 경기가 살아나더라도) 설계하고 인허가 과정을 거쳐 착공이 시작돼야 현장 일자리가 만들어지기 시작합니다. (현장 경기가 살아나려면) 1년 넘게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매일 웃으며 일터로 나갈 수 있는 날이 언제쯤 올지, 고용시장의 맨 밑바닥에 선 일용직 근로자들은 오늘도 어깨를 늘어뜨리고 집으로 돌아갑니다.
MBN뉴스 김한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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