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승태 대표가 스마트키 시스템 중 주요부품인 차량용 LF안테나를 설명하고 있다. |
백승태 셈코 대표는 “스마트키와 신호를 주고받는 LF안테나는 차량 범퍼와 트렁크, 손잡이 그리고 실내에 설치되는데 보통 차량 1대에 5~6개가 들어간다”면서 “차량내 LF안테나가 대략 1~2m 이내에 있는 스마트키의 위치를 정확히 구분한다”고 설명했다.
차량용 안테나 및 각종 센서류를 생산하는 셈코의 주력제품은 LF안테나다. 그러나 셈코가 국산화에 성공하기까지 안테나 기술은 컨티넨탈, 덴소 등 외국계기업이 주름잡고 있었다.
셈코는 2008년 리먼 사태로 전 세계가 금융위기에 빠진 덕분에 스마트키 안테나 기술을 국산화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스마트키 시스템 등 자동차부품을 생산하는 독일의 후프코리아가 리먼 사태로 원화가치가 떨어지자 환차손 때문에 수입이 어려워져 국내 생산으로 전환했기 때문이다. 셈코는 경쟁업체를 누르고 생산파트너로 선정돼 안테나 기술을 어깨너머로 배우기 시작했다. 그러나 후프코리아가 경영사정을 이유로 사업을 철수하면서 차량용 안테나 개발은 상용화를 목전에 두고 중단됐다.
그러나 그의 행운은 거기서 멈추지 않았다. 스마트키 시스템을 위한 안테나 기술개발의 꿈이 저물어 갈 쯤인 2011년, 현대모비스에서 셈코에게 갑작스런 연락이 왔다. 인도공장에서 양산중인 트렁크 스위치에 문제가 생겨 라인이 중단될 것 같은데 당장 4일 내에 스위치 5000개를 공급해줄 수 있냐는 것이었다.
백 사장은 “당시 다른 업체에 납품해야 하는 물량 때문에 직원들이 밤새도록 작업중이서 무리이긴 했지만 주어진 기회를 뿌리칠 수도 없어 과감하게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무사히 긴급요청을 수행한 덕분에 셈코는 현대모비스의 신뢰를 얻어 차량용 안테나 관련 1차 협력사인 인팩일렉스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투싼에 들어갈 안테나 국산화 사업에 파트너로 참여하게 됐다.
백 대표는 “2012년말부터 개발을 다시 시작해 현재 현대기아차에 LF안테나를 납품중”이라면서 “스마트키가 점차 확산됨에 따라 지난해 매출액이 250억원으로 증가했고 이젠 자동차 부품이 전체 매출에서 70% 가량 차지한다”고 말했다.
백 대표는 지난 1995년 9.9㎡짜리 반지하에서 퇴직금 500만원으로 시작했다. 당시에는 전자통신에 쓰이는 스위치 부품을 납땜하고 부품에 전선을 감는 권선작업을 혼자했다. 직원을 고용하기 어려워 대학에서 미술을 전공한 그의 아내가 상품을 포장하고 배송하는 일을 맡았다. 고객사와의 납기약속을 지키기 위해 밤낮을 잊고 일한 끝에 KT 등으로 판매처가 확대됐다.
1996년에는 자동차부품업체인 인지컨트롤스가 글로벌 자동차부품업체에 납품할 인히비터스위치(자동변속기의 P·R·N·D 위치를 인식하도록 하는 장치) 개발에 어려움을 겪자 자동차와는 전혀 무관한 전자분야의 셈코에 도움을 요청해 오면서 자동차부품업계와 인연을 맺었다.
백 대표는 “인지컨트롤스 담당자에게 연락이와서 도면을 보고 1주일만에 만들어줬고 덕분에 보수적인 자동차 부품업계에 처음 발을 내딛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셈코는 최근 생산성 및 품질혁신을 위해 대한상의 등이 추진하는 산업혁신운동을 벌이며 재료비 절감을 위한 공정 개선 등 총
백 대표는 “오는 5월 1일이면 창업한지 꼬박 20년이 되는데 여태껏 완성차 조립현장에서 단 한건의 불량품도 나오지 않았다”면서 “최근 급성장중인 차량용 스마트키 시장에서 품질로 승부해 끝까지 살아남겠다”고 말했다.
[안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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