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총으로 쇠구슬을 쏴 수십 장의 버스정류장 유리창을 부순 택시기사가 구속됐습니다.
그런데 범행 동기가 참 황당합니다.
무슨 사연인지 김순철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늦은 밤, 경기 양주시의 한 버스정류장입니다.
택시 한 대가 정류장을 지나치자마자 유리창 한 장이 갑자기 부서집니다.
택시기사 41살 정 모 씨가 차에 탄 채 쇠구슬로 새총을 쏴 유리창을 깬 겁니다.
▶ 인터뷰 : 박병옥 / 인근 주민
- "아침에 출근해서 보니까 깨져 있더라고요. 술 마신 사람이 깬 줄 알았지."
정 씨는 지난달부터 경기 양주와 의정부 등 49곳을 돌며 이 같은 범행을 저질렀습니다.
피해액만 1천4백만 원이 넘습니다.
새총은 인터넷 중고물품 거래 사이트에서, 쇠구슬은 인터넷 쇼핑몰에서 샀습니다.
버스정류장에 CCTV가 있다는 점을 알고 차에 탄 채 조수석 창문을 내린 뒤 새총을 쏘는 치밀함도 보였습니다.
▶ 스탠딩 : 김순철 / 기자
- "최대 1cm에 달하는 강화 유리창은 정 씨가 쏜 새총 한 방에 산산조각났습니다."
비슷한 환경에서 시험을 해보니 정 씨가 사용한 쇠구슬은 차량 유리창도 쉽게 뚫었습니다.
결국, 꼬리를 잡힌 정 씨.
택시의 트렁크에는 쇠구슬 1천5백 개가 더 발견됐습니다.
정 씨는 개인택시에 배설물을 남기는 새를 잡으려고 새총을 샀고 새총의 강도를 시험하려고 범행을 저질렀다고 밝혔습니다.
▶ 인터뷰 : 정선호 / 경기 양주경찰서 강력1팀
- "새총의 위력도 궁금하고 처음 버스정류장에 한두 번 쏴보게 된 것이 시작이 됐고 그 뒤로는 재미가 붙은 것 같습니다."
경찰은 공용물 손상 혐의로 정 씨를 구속했습니다.
MBN뉴스 김순철입니다. [liberty@mbn.co.kr]
영상취재 : 라웅비 기자
영상편집 : 서정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