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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기성 매경닷컴 기자]국내 자동차시장에서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이 돌풍을 넘어 태풍으로 세력을 키우고 있다.
국산·수입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서 판매된 국산차는 총 144만3000대로 전년보다 4.4% 증가했다.
판매 증가세는 SUV가 이끌었다. SUV는 전년보다 15.1% 늘어난 33만3377대가 팔리면서 차급별 판매 1위에 올랐다. 소형차는 22만7598대, 중형차는 20만6753대로 그 뒤를 이었다.
경차는 18만6702대, 대형차는 18만633대, 미니밴은 7만4503대로 집계됐다. 국산차업계는 올해에도 SUV 판매량은 10%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
수입차도 SUV에 힘입어 약진하고 있다. 지난해 국내에서 판매된 수입 SUV는 총 4만1489대로 전년의 2만9942대보다 1만대 이상 많았다. 전년 대비 성장률은 38.6%로 수입차 전체 성장률 25.5%보다 13.1%포인트 높았다.
1월에도 수입 SUV는 총 4742대가 팔려 점유율 23.8%를 기록했다. 수입차 4대 중 1대꼴로 SUV가 팔린 것이다.
SUV 태풍의 중심에는 폭스바겐 티구안과 기아 올뉴 쏘렌토가 있다. 티구안은 수입 SUV 판매 1위다. 올뉴 쏘렌토는 현대 싼타페보다 판매대수는 적지만 현재 가장 주목받고 있는 SUV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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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바겐 티구안
폭스바겐의 새 아이콘으로 자리잡았다. 티구안 2.0 TDI 블루모션은 지난해 총 8106대가 판매돼 BMW 520d(6546대)와 벤츠 E220 CDI(5921대)를 따돌리고 판매 1위 자리를 차지했다.
1월에는 아우디 A6 35 TDI와 파사트 2.0 TDI에 밀려 3위를 기록했다. 그러나 판매 10위권에 들어간 유일한 SUV다.
티구안은 국내 소비자에게 3000만~4000만원대에 구입할 수 있는 ‘합리적인 수입차’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가격은 블루모션이 3900만원, 블루모션 프리미엄이 4570만원, 블루모션 R라인이 4930만원이다.
힘, 연비, 실용성도 우수한 편이다. 1968㏄ 직분사 터보 디젤 엔진과 7단 더블 클러치 자동변속기를 장착해 최고출력 140마력, 최대토크 32.6㎏.m의 힘을 발산한다. 3000cc급 가솔린 모델을 능가하는 수준이다.
오프로더에서 제 역할을 톡톡히 하고 눈비에도 강한 대신 기름을 많이 먹는 4륜구동 시스템을 장착했지만 공인 복합연비는 13.8km/ℓ로 연료 효율성도 좋다.
수입차 고질병이라 부르는 내비게이션 문제도 없다. 6.5 인치 터치스크린, 실시간 교통정보 연동 기능을 갖춘 한국형 내비게이션을 장착했기 때문이다.
공간 활용성도 만족스러운 편이다. 벤치식 뒷좌석은 60대40으로 분할해 많은 짐을 실을 수 있고, 앞좌석 밑에는 물품을 넣어둘 수 있는 보관함이 있다.
안전성도 뛰어나다. 유로 NCAP 충돌시험에서 만점인 별 다섯 개를 받았다. 피로감지시스템, 평행·직각 주차 기능을 갖춘 파크어시스트 2.0 등 안전·편의사양도 다양하게 구비했다.
중고차시세도 좋다. 중고차 기업인 SK엔카에 따르면 수입차 평균 감가율은 출고된 지 1년 전후로 30%, 3년 전후로 50%, 5년 전후로 60% 수준이다. 감가율이 높아질수록 중고차 가치가 하락했다는 뜻이다.
티구안은 2014년식이 17.0%, 2013년식이 21.8%이다. 중고차시장에 내놓을 때 수입차 평균보다 비싼 값에 팔 수 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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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 쏘렌토
모닝을 제치고 기아차 중 가장 잘 나가는 모델이다. 그러나 올뉴 쏘렌토 인기가 기아차에만 머문 것은 아니다. 현재 대기물량만 2000여대 수준으로 출고 기간이 두 달 이상 걸린다. 쏘렌토를 구입하려다 지쳐 수입 SUV를 산다는 분석까지 나오고 있다.
쏘렌토는 지난해 여름까지 현대 싼타페에 밀렸다. 상황은 지난해 8월 올뉴 쏘렌토가 나오면서 변했다. 같은 해 9월 올뉴 쏘렌토는 스포티지R이 출시된 2010년 8월 이후 4년만에 SUV 차종 1개월 계약 대수 1만대’를 돌파했다.
지난해에는 월 평균 5000대 이상 팔렸다. 종전 모델의 월 평균 판매대수는 2400여대였다. 지난해 판매 1위는 싼타페가 차지했지만 11월과 12월에는 올뉴 쏘렌토가 더 많이 팔렸다. 지난 1월에는 싼타페가 6689대, 올뉴 쏘렌토가 6338대 판매됐다.
올뉴 쏘렌토는 기아가 현대를 2년 만에 누르고 레저용차량 시장에서 1위를 탈환하는 데 기여했다. 카니발과 쏘렌토를 앞세운 기아는 지난해 총 14만6542대를 판매하면서 13만2801대를 판 현대를 이겼다.
올뉴 쏘렌토는 신차 견적 문의도 많은 것으로 나왔다. 자동차 정보포털인 다나와자동차가 신차견적 서비스를 통해 1월 모델별 견적 문의를 집계한 결과, 올뉴 쏘렌토가 199건으로 1위를 기록했다. 2~3위와 격차도 두 배 이상이다. 2위는 기아 K3로 94건, 3위는 쉐보레 스파크로 93건으로 나왔다.
올뉴 쏘렌토 인기비결은 디자인, 공간 활용도, 힘에 있다. 독일국제포럼디자인이 주관하는 ‘2015 iF디자인상’ 수송디자인 분야에서 본상을 받아 디자인의 우수성을 인정받았다.
공간 활용도도 향상됐다. 종전 모델 보다 길이는 95㎜, 휠베이스는 80㎜ 늘어나 여유공간이 늘었다. 3열 시트를 접으면 트렁크 용량이 605ℓ까지 늘어난다. 2열 시트는 4:2:4 분할 폴딩할 수 있어 자전거도 넣을 수 있다.
2.0 디젤모델(5인승 2WD 기준)은 최고출력이 186마력, 최대토크가 41kg.m, 복합연비가 13.5km/ℓ다. 가격은 2765만~3320만원이다. 2.2 디젤모델은 각각 202마력, 45kg.m, 13.4km/ℓ다. 가격은 2890만~3365만원이다.
차체는 일반 강판보다 10% 가볍지만 강도는 두 배 높은 초고장력강판을 53% 적용해 충격완화 성능을 향상시켰다. 미국고속도로보험협회(IIHS) 충돌테스트에서 전 항목 우수(G) 등급을 받으며 '2015 TOP SAFETY PICK'에 올랐다.
편의장치도 다양하게 갖췄다. 큰 덩치를 좁은 공간에서도 쉽게 주차하거
중고차 가격도 비교적 높게 형성돼 중고차시장에 내다팔 때 좋은 값을 받을 수 있다. 국산차 평균 감가율은 출고된 지 1년 전후로 20~25%, 3년 전후로 35~45%, 5년 전후로 50~55% 수준이다. 쏘렌토는 2014년식이 17%, 2013년식이 21.8%, 2012년식이 28.1%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