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홈플러스는 지난 4일 서울 역삼동에 위치한 본사 대회의실에서 장하성 고려대 경영대학원 교수를 초빙해 임직원 대상 교육을 진행했다. 이 자리에는 도성환 사장을 비롯해 홈플러스 임직원 300여 명이 참석했다.
장 교수는 "'부의 재분배'가 거론되는 것은 기본적으로 기업에서 시작되는 '1차 분배'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라면서 "기업은 '소득과 고용의 불균형', '대기업과 중소기업간의 불균형' 등에서 1차적인 책임이 있다는 인식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대부분의 기업이 소비자에 대해서만 집중하는데 이는 결국 협력사의 출혈이 뒷받침되는 경우가 많다”며 "최근 홈플러스가 강조하는 '행복한 성장'을 위해서는 협력사와의 분배도 바로잡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협력사 관련 '갑질 논란'을 빚은 홈플러스로서는 뼈아픈'쓴소리'를 들은 셈.
홈플러스 관계자는 "재벌 개혁을 선도해온 장 교수를 강연 인사로 부른 데는 이유가 있지 않겠냐”라며 "내부 분위기가 예사롭지 않다”고 전했다.
통상 수요일은 대형마트에선 일주일 중 가장 바쁜 날로 통한다. 목요일부터 시작되는 주간행사에 앞서 상품 발주나 가격 변경, 매장 진열, 연출물 등을 전면 재검토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날 이른 아침부터 사장을 비롯해 주요 임직원이 장 교수의 강의를 청취한 것은 최근 홈플러스 내부에 강하게 깔린 위기 의식 탓이라는 게 업계 설명이다.
홈플러스는 지난해부터 갖은 악재에 시달려왔다. 노조 파업에 이어 경품 추첨 비리, 고객정보 불법 판매, 부당 내부 거래 의혹으로 압수수색까지 당한 데 이어 연초에는 짝퉁 판매 의혹에 파견사원 강요 등 납품업체를 상대로 '갑질'을 일삼았다는 논란도 불거지면서 일부 시민단체는 홈플러스 불매 운동에 나설 정도 였다.
도 사장도 지난 2013년 취임한 이래 이렇다할 성과 없이 국정감사 증인으로만 4번을 출석했고 고객정보를 보험회사에 팔아넘긴 사건과 관련해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되기도 했다.
경쟁사인 롯데마트와 이마트가 옴니채널 구축에 힘쓰고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를 건립하는 등 유통 활로 모색에 열정적인 반면 홈플러스는 제 몸조차 제대로 가누기도 어려웠던 상황이었던 셈이다. 이에 홈플러스 주요 경영진은 지난해 말부터 직접 소비자단체 등 시민단체를 찾아다니고 직원 윤리 교육, 내부점검 시스템, 기존 제휴사업 재검토에 들어가는 등 변화를 꾀하고 있다.
이달 들어 홈플러스는 홍보 담당 임원으로 안희만 부사장을 선임했다. 기존 설도원 부사장은 경영자문역으로 물러났다. 안 부사장은 삼성테스코 시절 기업의 위험관리를 담당했던 인물로 홈플러스의 저가 정책, 프로모션, 물류, 마케팅 등을 두루 섭렵한 재원으로 통한다. 홈플러스 측은 "이번 인사를 통해 브랜드 전략 수립과 가치 재고에 주력하겠다”고 밝힌 만큼 안 부사장은 바닥으로 떨어진 홈플러스 브랜드 이미지 개선에 적극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도 사장도 다음주 취임 후 첫 기자회견을 준비 중이다. 3월 새 회계연도를 맞아 열리는 기자회견이라곤 하지만 그간 홈플러스가 회계연도에 따른 기자회견을 따로 진행하지 않았던 만큼 도 사장의 언론 데뷔 무대가 관심을 모을 것으로 전망된다.
도 사장은 연초 "국민과 고객에게 다
홈플러스 측은 "날 선 비판 앞에서 사회가 보는 회사의 실체를 제대로 인식해 고객과 사회에 기여하는 회사로 거듭나기 위해 다양한 변화를 모색하는 중”이라고 전했다.
[매경닷컴 배윤경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