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팜스프링스는 절대 어음결제를 안해요, 100% 현금결제로 하고 100억원이 있으면 99억원어치 옷을 만들지 행여나 협력업체에게 피해가 갈 수 있는 사업은 하지 않습니다.”
안복희 팜스프링스 대표는 국내 내로라하는 의류브랜드의 협력업체 출신이다. 다년간 의류를 납품해오면서 가장 큰 불만이 어음결제였다. 열심히 좋은 제품을 만들어 납품하고도, 짧게는 1~2개월에서 길게는 6~8개월까지 대형업체가 행여나 무너질까 매일같이 연쇄부도 우려에 시달렸기 때문이다.
최근 서울 성수동 팜스프링스 본사에서 만난 안 대표는 "한때 잘나가던 팜스프링스가 IMF이후 부도가 나고, 회생과정을 거치면서 회사를 맡은 것은 착한 의류업체를 만들어 보겠다는 의지였다”며 "천천히 크더라도 직원과 협력업체, 또 고객에게 신뢰를 주는 회사를 키우고 싶다”고 말했다.
팜스프링스는 1989년 미국에 로열티를 주고 들여온 골프의류 업체다. 당시 점퍼가 100만원, 티셔츠가 30만원일 정도로 고가였지만 서울 강남을 중심으로 인기가 높았다. 하지만 IMF 이후 자금난에 시달렸고 1999년에는 법정관리에 이르렀다. 안 대표는 1995년부터 팜스프링스에 의류를 납품해오다 돌연 채권단 신세가 됐다. 채권단 회의에서는'폐업시키긴 아깝다'며 의류업계 경험이 풍부한 안 대표를 채권단회장으로 추대하고 회생을 결정했다.
안 대표는"자금난 탓에 바지, 티셔츠, 쟈켓 등 분야별로 7명의 소사장제 전환한 뒤 고가정책을 버리고 아웃렛과 대형마트 등에서 파는 실속의류로 탈바꿈 시켰다”며 "그때부터 어음을 쓰지않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가격은 낮추돼 품질은 유지하면서 차츰 매출이 살아나기 시작했다. 2002년 7억원, 2013년 15억원을 거쳐 2005년에는 50억원에 이르렀다. 2006년부터는 채권단체제를 졸업하고 안 대표가 회사를 인수했다. 이후에도 꾸준한 성장을 거듭하며 작년에는 최대매출인 300억원을 달성했다. 안 대표는 "천천히 회사를 키워오다 잠깐 다른 업체들처럼 몸집을 키울 생각에 전문경영인을 고용하기도 했지만 그 2년간만 되레 역성장했다”며 "사내에서 다년간 동고동락한 직원들과 함께할 때 다소 느려도 탄탄한 성장을 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올해 팜스프링스는 매출 400억원을 목표로 가두점을 기존 110곳에서 14
[진영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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