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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넥슨은 엔씨소프트의 지분 보유 목적을 기존 '단순 투자'에서 '경영 참여'로 바꾼다고 공시했다. 넥슨은 엔씨소프트의 지분 15.08%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게임 업계는 넥슨의 입장선회에 상당한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넥슨이 지난해 10월 엔씨소프트 지분을 추가로 매입할 당시만 해도 '단순 투자'임을 명시했던 만큼 지난 2012년부터 갖고 있고 지분에 대한 보유 목적을 굳이 지금 변경한 것은 단순한 경영 참여보다 더 큰 포석이 깔려있다는 분석이다. 넥슨이 상황에 따라서는 엔씨소프트 지분 추가 매입을 통해 적대적 인수합병(M&A)을 시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 김정주 NXC 회장 '3월 주총' 조준한 듯
넥슨이 경영 참여를 공식화함에 따라 오는 3월 열리는 엔씨소프트 주주 총회부터 넥슨의 영향력이 미칠 것으로 보인다. 3월 주총에서는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의 재선임 여부가 결정된다. 사실 넥슨과 엔씨소프트의 갈등이 수면위로 드러난 것은 지난 23일 김택진 대표의 부인인 윤송이 사장이 신임 사장으로 선임되면서부터다. 사전 연락을 받지못한 김정주 NXC 회장은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넥슨이 김택진 대표의 재선임을 순순히 두고보지는 않을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현재 엔씨소프트의 등기임원은 김택진 대표, 이희상 부사장, 배재현 부사장, 정진수 전무 등으로 전부 '김택진파'로 불리지만 넥슨이 '대표이사와 신규 감사 선임' 등의 안건을 상정해 등기임원 일부를 넥슨 인사로 교체할 수 있다. 엔씨소프트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김택진 대표의 사퇴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일각에서는 넥슨이 김택진 대표의 재선임에 찬성하는 대신 또다른 '협상카드'를 제시할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 엔씨소프트 외국계 자금·국민연금에 '촉각'
시장은 일단 양사간 경영권 분쟁이 격화되는 것이 넥슨에 불리하지 않다는 평가다. 엔씨소프트 주가 역시 지난해 10월 넥슨이 추가로 지분을 인수한 이후 계속 상승세를 타고 있다.
공정거래법상 타 회사의 지분 15% 이상을 보유할 시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승인을 받으면 인수가 가능하다. 당시 양사는 공정위로부터 기업결합 심사를 받기도 했다.
다만 공정위가 양사의 기업결합을 승인하면서 "향후 지배권의 변화가 생겨 시장 경쟁에 영향을 미칠 경우 한 번 더 신고해야 한다”고 밝혔던 만큼 양사의 합병을 지분 경쟁만으로 점치긴 어렵다.
이에따라 넥슨이 적대적 M&A를 위한 추가 지분 인수에 나설 수도 있다. 현재 넥슨의 엔씨소프트 지분은 15.08%로 김택진 대표는 9.98%를 갖고있다. 국민연금 지분은 6.88%이다.
증권업 관계자는 "김택진 대표 지분에 자사주 8.93%를 합치면 엔씨소프트 지분이 넥슨보다 많기 때문에 넥슨으로서는 추가 지분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며 "넥슨의 현금 가동력으로는 추가 지분 인수에 무리가 없지만 추가 매입 보다는 우호 지분 확보 경쟁으로 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외국계 펀드의 경우 엔씨소프트와 넥슨의 지분을 함께 보유하고 있는 곳이 많아 넥슨의 손을 들어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외국계는 장기적 성장 가능성보다는 단기적 수익을 원하는 경우가 많아 지금 사태를 호재로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최근 적극적 주주 행동을 취하고 있는 국민연금 역시 엔씨소프트에겐 압박으로 작용할 수 있다. 지난해부터 떨어지던 엔씨소프트 주가로 손절매를 해오던 국민연금이 현 상황에서 이익을 보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엔씨소프트 '변화의 바람' 불가피
'경영 참여'는 투자자가 재무적 투자자(FI)에서 전략적투자자(SI)로 변화함을 의미한다. 따라서 임원 선임 외에도 적극적인 권한 행사가 가능하다. 넥슨이 경영 참여 의사를 밝힌 만큼 이후 엔씨소프트 임원의 선임 및 해임, 직무 정지나 정관·자본금 변경 등에 관여할 수 있고 필요할 경우 회사의 중요 자산 일부나 전부를 양도·양수할 수 있다. 합병, 분할, 회사 청산도 가능하다.
지난 2012년 당시 넥슨은 엔씨소프트 지분 인수 목적으로 '글로벌 게임업체 인수 및 경영'을 꼽았다. 김정주 회장과 김택진 대표가 세계적 게임업체인 EA 인수를 함께 노렸던 만큼 게임 개발 외 인수합병 등에서 시너지를 전략적으로 노릴 수 있다. 게임 개발에 몰입하는 김택진 대표와 달리 김정주 회장은 게임개발사와의 인수합병을 통해 회사 규모를 키워가는 경영 철학을 고수하는 만큼 엔씨소프트의 미래 성장 방향이 아예 틀어질 수도 있다.
중단되긴 했지만 양사는 지난 2013년 '마비노기2 프로젝트' 등을 함께 진행했던 이력이 있다. 넥슨 측은 최근 지속적으로 이사 선임 권한을 요구함과 동시에 경영 참여를 통한 협업을 바랐지만 엔씨소프트 측이 이를 거절해왔다.
다만 이번 사건이'경고성'에 지나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김정주 회장과 김택진 대표는 서울대 컴퓨터공학과 선후배 사이로 평소 막역한 관계로 알려져 있다. 지난 20
[매경닷컴 배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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