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음료업체들의 지난해 4분기 실적 발표를 코 앞에 두고 어떤 성적표를 내밀지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원화 강세와 내수 불황 여파에도 CJ제일제당, 오리온, 롯데제과 등의 지난해 4분기 실적은 호조를 보일 전망이다. 이와 달리 음료 판매가 부진한 롯데칠성과 라면 시장 점유율이 하락한 농심의 영업이익은 전년동기대비 감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 CJ제일제당, 신제품 판매 증가로 실적 호조 기대
하나대투증권은 CJ제일제당의 4분기 매출액 및 영업이익(물류제외)을 각각 1조8320억원, 1002억원으로 예상했다. 이는 전년동기 대비 각각 7.8%와 33.6% 증가한 규모다. 특히 가공식품 부문 매출은 비비고 만두, 쁘티첼, 연어 캔 등 신제품 판매 증가에 힘입어 연간 6% 성장률을 달성할 것이란 전망이다.
심은주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2013년 같은 경우 추석 선물 세트 반품 효과가 4분기에 반영돼 실적의 발목을 잡았으나 지난해에는 3분기에 미리 반영해 4분기 실적에 부정적이지 않다"고 진단했다.
또 대형마트 뿐 아니라 소형 슈퍼마켓 등으로 판매 채널을 넓힌 점 등을 감안하면 연간 11% 수준의 영업이익률 달성이 가능할 것이라고 심 연구원은 내다봤다.
이에 따라 최근 환율 영향으로 하락한 주가는 과도한 수준이라는 게 증권가의 분석. 정성훈 교보증권 연구원은 "4분기 양호한 실적과 올해 실적개선이 주가에는 긍정적으로 반영될 것”이라고 말했다.
◆ 오리온, 국내 사업 부진 해외 매출 확대로 상쇄
오리온도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전년동기 대비 두자릿수 성장을 기록할 전망이다. 오리온의 4분기 영업이익에 대해 하나대투증권은 전년동기대비 22.6% 늘어난 571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사실 오리온은 국내 제과 매출로만 보자면 내수 소비 경기 부진 등으로 역성장이 불가피한 상황에 놓였다. 그러나 중국 사업이 오리온의 핵심인 만큼 관련 매출액과 영업이익 증가로 전반적인 실적 호조를 나타낼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백운목 대우증권 연구원은 "중국에서 오리온이란 브랜드는 스낵, 초코파이, 껌, 비스킷 등 특화된 브랜드가 많다”며 "특히 중국 선양과 광저우 지역으로 판매지역 확대가 빠르게 이뤄지고 동네 슈퍼를 공격적으로 늘리면서 올해 역시 성장세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 롯데제과, 4분기 영업익 전년比 두자릿수 성장률 예상
롯데제과의 4분기 연결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5996억원, 162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각각 15.1%, 11.3%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핵심사업인 국내 제과 및 빙과류 수요 부진으로 실적 개선 폭이 크지 않아 시장의 예상치에는 미치지 못할 것이란 분석이 많다.
한국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롯데제과는 연중 차별화된 이익 증가 흐름은 지속되고 있으나 국내 사업 부진으로 시장 예상치에는 밑도는 4분기 실적을 내놓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최근 식음료 업종 내에서 가장 활발히 해외 사업을 확대한 덕분에 국내 업황의 부진이 상쇄됐다고 한 연구원은 설명했다. 또한 롯데그룹 지배 구조 변화시 중요한 위치를 점하고 있는 점도 롯데제과의 투자 매력 중 하나로 꼽힌다.
◆ 롯데칠성, 음료 부진에 시장 기대치 밑돌 것
하나대투증권은 롯데칠성의 4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5052억원, 122억원으로 추정했다. 특히 영업이익은 전년동기대비 35.3%나 감소할 것이란 전망이다.
심은주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롯데칠성의 영업이익 부진은 음료 판매 부진에다 이를 만회하기 위한 에누리 및 판촉비 증가에서 비롯한다”며 "이같은 음료 판매 부진은 올해 1분기까지도 실적의 발목을 잡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일각에선 칠성사이다 등 주력제품 가격 인상을 단행한 결과 올해 2분기로 예상됐던 턴어라운드 시점이 1분기로 앞당겨질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는다. 롯데칠성은 지난 9일부터 칠성사이다, 펩시콜라, 칸타타, 게토레이, 립톤, 아이시스, 마운틴듀 등 7개 제품군의 가격을 평균 6.4% 올렸다.
양일우 대우증권 연구원은 "음료부문의 부진이 2015년 1분기까지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는 투자자들이 많은 가운데 가격 인상 시 1분기 가수요가 발생하기 때문에 2분기로 예상됐던 턴어라운드 시점이 1개 분기 앞당겨질 수 있다”고 말했다.
◆ 농심, 라면 시장 점유율 하락에 영업익 감소 불가피
하나대투증권은 농심의 4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모두 전년동기대비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매출액의 경우 전년동기대비 3.2% 줄어든 4832억원을 ,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26억원으로 27.5% 감소할 것이란 분석이다.
심은주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매출액 대비 큰 폭의 영업이익 부진은 2013년 4분기 복리후생비 환입으로 판관비 베이스가 낮았고 제품 리뉴얼 효과가 아직 나타나지 않은
특히 농심의 라면시장 점유율이 2013년 4분기 63.9%에서 2014년 3분기 59.3%로 하락함에 따라 4분기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매경닷컴 방영덕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