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1년 반 전까지 한솥밥을 먹던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과 이준호 NHN엔터테인먼트 의장이 이제 경쟁자 관계로 돌아서게 됐다. NHN엔터테인먼트가 게임 밖으로 사업 외연을 넓혀가면서 네이버와 본격적인 경쟁이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16일 인터넷 업계에 따르면 NHN엔터테인먼트는 간편결제 시장 진출 등을 위해 대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 중이다. NHN엔터테인먼트는 증자 자금 3484억원 가운데 절반에 육박하는 1500억원을 간편결제 시장 진출을 위한 가입자 확보, 가맹점 확보, 광고비 등으로 사용할 계획이다.
NHN엔터테인먼트는 지난해 9월 온라인 결제서비스업체인 한국사이버결제 지분 30.15%를 인수하며 최대 주주로 올라선 바 있다.
NHN엔터테인먼트가 추진하는 간편결제 서비스는 국내의 카카오페이, 해외의 알리페이나 페이팔처럼 클릭 몇번으로 간단하게 결제를 할 수 있도록 한 서비스다. 국경을 넘는 전자 상거래 플랫폼, 즉 한국의 '아마존'을 만들려는 NHN엔터테인먼트 입장에서는 반드시 필요한 인프라라고 할 수 있다.
NHN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지난해 2분기 연속 적자를 냈을 정도로 게임산업은 변동성이 크다”라며 "이에 따라 전자상거래 등 신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일정이나 밑그림은 아직 나오지 않은 상태”라고 말했다.
NHN엔터테인먼트가 게임 밖으로 시선을 돌리면서 옛 식구 네이버와의 경쟁도 불가피해졌다. NHN은 지난 2013년 8월 포털 부문의 네이버와 게임 부문의 NHN엔터테인먼트로 분할했다. 대학 선후배 사이이자 NHN 창업 동지인 이해진 네이버 의장과 이준호 NHN엔터테인먼트 회장은 지난해 9월 서로 보유하고 있던 상대편 회사 지분을 매각하면서 지분관계도 정리했다.
네이버도 지급결제 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네이버는 지난해 말 일본에서 라인페이를 내놓은 데 이어 국내에서도 올 상반기 중 '네이버페이'를 출시할 계획이다. 네이버는 현재 네이버 ID만으로 간편하게 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 지급결제 플랫폼인 '체크아웃'을 운영하고 있다. 네이버페이는 체크아웃의 모바일 버전에 가깝다.
이뿐만 아니라 네이버는 네이버 게임이라는 이름으로 다시 게임 채널링 사업을 펼치면서 NHN엔터테인먼트와 경쟁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인터넷 업계 관계자는 "다음카카오의 김범수 의장과 네이버의 이해진 의장의 묘한 관계가 한동안 화제가 됐듯이 향후에는 이해진 의장과 이준호 의장간의 경쟁도 업계의
[매경닷컴 고득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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