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신성 홍반성 루푸스(이하 루푸스)'발병 원인이 되는 특정 유전자 변이가 최초로 규명되고, 한국인은 물론 다른 인종에도 적용이 가능한 '루푸스 예측 모델'이 개발돼 루푸스를 보다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한양대 류마티스병원 류마티스내과 배상철 교수팀의 이 같은 연구결과를 국제권위학술지인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23일자(현지시간)에 게재됐다.
루푸스는 류마티스성 자가면역질환으로 환경적인 요인과 함께 다수의 유전자 변이가 복합적으로 발생해 생기는 질병으로 그 동안 HLA 유전자가 루푸스 발병과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정확히 어떤 유전자 변이가 영향을 주는 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배 교수팀은 HLA 유전자 내 존재하는 루푸스 원인 유전자 변이를 규명하기 위해 한국인 루푸스 환자 950명과 대조군 4900명의 HLA 유전자 변이를 정밀 분석했다. 분석에 사용된 유전자 변이는 기존에 연구된 단일염기다형성(SNP) 뿐만 아니라 HLA 유전자 8종(HLA-A, -B, -C, -DQA1, -DQB1, -DRB1, -DPA1, -DPB1)의 유전형과 아미노산 서열 변이가 추가로 포함됐다. 특히 이번 연구에는 배 교수팀이 최근 발표한 HLA 유전형과 아미노산 서열을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는'한국인 HLA 기준자료(HLA reference panel)'를 접목해 분석하고, 다양한 통계 기법을 활용했다.
연구결과, 배 교수팀은 HLA-DRB1 유전자내 11번, 13번, 26번 위치의 아미노산 변이가 루푸스 발병과 연관된다는 새로운 사실을 밝혔다. 기존에 루푸스 발병에 중요한 유전자 변이로 알려진 HLA-DRB1*15:01과 HLA-DRB1*03:01은 이번에 규명한 3개의 아미노산 변이로 인해 단순히 파생됐다는 사실도 추가로 밝혀냈다. 또한 해당 아미노산 조합을 통해 개발된 새로운 '루푸스 예측 모델'이 한국인 뿐만 아니라 다른 아시아인이나 백인에게도 적용 가능한 매우 신뢰성 있는 모델임도 입증했다.
이와 관련 배 교수는"HLA 유전자와 주변 DNA염기는 인간 유전체에서 가장 변이가 심하고 구조가 복잡해 그동안 루푸스 발병과 연관성 있는 유전자 변이를 밝혀내기가 쉽지 않았지만, 이번 HLA-DR의 기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3개의 아미노산 변이가 밝혀짐에 따라 루푸스 발병 기작에 대한 보다 더 넓은 이해가 가능해졌고, 궁극적으로 더욱 정확한 발병 예측이 가능해져 루푸스 예측의학 발전에도 큰 기여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보건의료연구개발사업(연구자 창의형 융합 기반연구- 전체 임상적용 기반기술)의 지원을 통해 진행됐다.
(용어)전신성 홍반성 루푸스= 주로 여성에서 나타나는 대표적인 류마티스 질환 중 하나로 정확한 발병 원인은 잘 모지만 유전적, 환경적, 호르몬적 인자의 복합적인 작용으로 면역체계에 이상이 생겨 발생하는 자가면역질환으로 알려져 있다. 비슷한 자가면역질환이면서도 류마티스관절염은 주된 공격목표가 관절인 반면, 루푸스는 우리 몸의 어느 부위 공격하지 않는 곳이 없어 훨씬 다양한 증상이 나타난다. 흔히 '천의 얼굴'을 가진 병이라 일컬어지는 치료가 매우 어려운 질환 중 하나이다. 루푸스라는 명칭은 늑대라는 뜻의 라틴어에서 유래하는데, 피부 모양이 마치 늑대에 물린 것처럼 붉어진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용어)HLA= HLA(human leukocyte antigen, 조직적합성항원)는 루푸스의 자가항원 인식부터 자가항체 발생까지의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인자 중 하나인 최초 항원결정부위(epitope)와 결합하는 단백질로, 자가항원에 대한 면역 반응을 유발하는 중추적인 역할을 한다. 항원표출세포의 표면에 존재하는 HLA 단백질은 T세포와 상호작용하여 선천성 면역반응과 후천성 면역반응을 동시
[이병문 의료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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