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무장지대 DMZ, 반세기 넘게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으면서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잘 간직하고 있는데요.
바다 생태계의 모습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신동규 기자입니다.
【 기자 】
강원도 고성 군사분계선 끝자락에서 남쪽으로 불과 8km 떨어진 작은 섬 저도.
민간인 출입이 통제된 이곳 바다의 모습이 처음으로 공개됐습니다.
해안가에 선명하게 찍혀 있는 앙증맞은 발자국.
멸종위기 1급인 수달의 것입니다.
바닷속으로 들어가면 더 많은 생물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해초 사이로 고무공처럼 붙어 있는 것들은 도루묵의 알들입니다.
산란장을 지키려는 듯, 어미 도루묵은 자리를 떠나지 않습니다.
멸종위기 2급 해조류인 삼나무말도 이곳 바다에 터를 잡고 있습니다.
바닷새인 가마우지를 비롯해 2차례에 걸친 조사에서 발견된 생물은 모두 151종.
법정 보호종도 7종이나 됐습니다.
▶ 인터뷰 : 박승준 / 해양수산부 해양생태과장
- "이번에 동해안 DMZ에서 발견된 151종이라는 숫자는, 동해안 전체 종수보다 월등히 많은 숫자이기 때문에 중요하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총부리를 겨눈 채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비무장지대지만, 바다 생물들에게는 천국이었습니다.
MBN뉴스 신동규입니다. [ easternk@mbn.co.kr ]
영상편집 : 박기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