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제약사 한독이 태평양제약의 제약사업부를 인수한 지 1년이 다 되도록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한 채 고전하고 있다.
이밖에도 한독은 지난해 이스라엘 제약사 테바와 합작사를 설립하는 등 몸집불리기에 나섰지만 영업이익은 이와는 반대로 계속 쪼그라드는 중이다.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한독은 1분기 47억원의 순이익을 내다가 2분기 8억8000만원 적자로 돌아섰고, 3분기는 그 폭이 더 커지면서 12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당기순손실을 기록한 2, 3분기에는 영업이익 역시 30억원에서 14억원으로 줄어들었다.
앞서 한독은 태평양제약 제약사업부 인수를 통해 올해 매출 4000억원 돌파와 업계 10위권 진입을 기대했었다.
그러나 올해 케토톱을 비롯한 태평양제약 일반의약품 매출 가세에도 불구하고 소폭 성장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인수 절차가 3월께 마무리돼 4월부터 본격적인 마케팅에 돌입한데다가 인수 금액이 당초 알려진 것보다 늘어났기 때문이다. 또 한독테바가 국내 시장에 제대로 안착하지 못한 것도 성장을 가로막는 요인이다.
당초 한독은 태평양제약 제약사업부를 575억원에 인수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인수 과정에서 순운전자본 정산 등으로 60억원 가량이 증가해 총 635억원의 비용을 투입했다.
특히 지난 9월 태평양제약이 120개 병원에 9억원 상당의 불법 리베이트를 제공해 적발, 검거된 것도 부담 요인으로 남아있다. 리베이트를 제공한 기업은 태평양제약이지만 제품의 소유권을 이전하면 행정처분까지 승계된다는 규정에 따라 태평양제약을 인수한 한독에게도 책임이 지워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한독 측은 제품별로 이뤄지는 리베이트 특성상, 어떤 제품이 연루됐는지 확실한 결과가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행정처분이 승계되리라고 단언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밖에 지난해 10월 공식 출범한 한독테바 역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한독테바는 올해 3분기까지 누적적자 76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총 자산의 60%에 수준이다.
한독 관계자는 "한독테바의 경우 정착 초기 단계에 있어 생동성 시험과 같은 연구개발(R&D) 투자가 많은 편"이라며 "투자비용이 많다보니 지금은 좋지 않지만 앞으로 나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한독 관계자 역시 올해 한독의 전체
이 관계자는 "올해 초 태평양제약 인수를 마무리하며 올해 매출 4000억원 돌파를 목표로 내세웠으나 달성하기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도 "내년에는 케토톱의 해외 진출 등으로 사정이 더 나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매경닷컴 김잔디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