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을 둘러싼 전세계 특허 전쟁이 2라운드에 돌입할 전망이다. 1라운드가 애플과 삼성의 싸움이었다면 이번 라운드는 샤오미 등 신생업체와 에릭슨, 화웨이 등 중견 통신업체와의 다툼으로 비화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에릭슨은 최근 인도에서 샤오미, 마이크로맥스 등 중저가 스마트폰 제조사를 상대로 특허 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에릭슨이 보유한 통신 관련 표준필수특허(SEP)를 무단으로 사용했다는 내용이다. 이번 소송으로 샤오미는 인도에서 연말 판매가 무산될 뻔 했지만 내년 1월 6일 다음 공판까지 판매금지 처분이 보류돼 한숨 돌리게 됐다. 그러나 소송이 계속되면 결국 판매 차질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문제는 샤오미를 대상으로 특허 공세에 나선 업체가 에릭슨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이다. 화웨이는 최근 인도 언론과 가진 인터뷰에서 특허권 행사에 나설 것이라고 공공연하게 밝혔다. 에릭슨과의 소송이 SEP에 관한 것이라 침해 판결이 나면 다른 통신업체들도 제소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SEP는 특허권자의 시장 지배적 지위를 남용하는 것을 막기 위해 적정한 사용료를 지불하면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특허로 에릭슨을 비롯해 다국적 통신업체들은 대다수가 보유하고 있다. 삼성전자도 애플과의 특허 소송에서 SEP를 사용한 바 있다. 샤오미는 이마저도 무단으로 사용했다는 주장이다.
사실 샤오미의 특허 침해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중국에서 세를 넓힐 때도 애플 아이폰과 지나치게 유사하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외형은 물론이고 사용자 인터페이스(UI) 등 소프트웨어 부문에서도 유사성이 지속적으로 발견됐다.
샤오미는 이처럼 상대방의 장점을 복사하는 '카피캣'이란 오명에도 불구하고 올해 막대한 성장을 이뤄냈다. 3분기에는 중국에서 삼성전자를 제치고 스마트폰 시장 1위에 올랐으며 전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도 LG전자를 밀어내고 화웨이에 이어 4위를 기록했다.
샤오미의 성장을 배경으로 유사한 중저가 스마트폰 제조사들도 스마트폰 시장에서 세를 넓히고 있다. 인도의 마이크로맥스와 중국의 원플러스, 오포 등이 이에 해당된다. 성능에 비해 저렴한 가격, 철저한 현지 시장 공략으로 이들은 이미 삼성, 소니 등을 위협하는 존재로 성장했다. 가트너가 집계한 올 3분기 전세계 스마트폰 판매량에서 시장 상위 5대 업체를 제외한 나머지 업체들의 점유율은 전년 동기 대비 3% 성장한 반면 1위인 삼성전자는 7.7% 감소했다. 신흥 업체들의 시장 잠식이 본격화된 것이다.
그러나 이번 특허 분쟁은 삼성전자, LG전자 등에 악영향을
[매경닷컴 김용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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