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기업소득 환류세제(사내유보금 과세) 시행령 발표가 임박한 가운데서도 10대 그룹 사내유보금이 크게 불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17일 CEO스코어가 10대 그룹 83개 상장사(금융사 제외)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올해 3분기 10대 그룹의 사내유보금은 538조원으로 6개월 전인 1분기 말 508조7000억원에 비해 29조원(5.7%) 늘었고 유보율은 1734%로 55%포인트 상승했다.
사내유보금은 기업의 당기 이익금 중 세금과 배당 등의 지출을 제외하고 사내에 축적한 이익잉여금에 자본잉여금을 합한 금액이다. 이를 자본금으로 나누면 사내유보율이 된다.
통상 유보율이 높을수록 재무구조가 탄탄하고 배당 가능성이 높은 기업으로 평가 받는 반면 투자와 배당 등에 소극적이란 지적도 있다. 유보금에는 현금 외에 투자로 인한 유형자산과 재고자산 등이 포함돼 있어 곳간에 현금이 쌓여 있다고 볼 수 없다는 시각도 있다.
10대 그룹 중 사내유보금이 가장 많은 곳은 삼성으로 196조8000억원이었다. 10대 그룹 전체의 36.6%에 달하는 규모다. 1분기 182조4000억원에 비해 14조4000억원(7.9%) 늘었다.
이중 삼성전자 유보금이 168조6000억원으로 삼성그룹 전체의 86%, 10대 그룹 전체의 31.4%를 차지했다. 1분기 말 158조4000억원보다는 10조2000억원(6.5%) 증가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124조5000억원으로 2위였고, 1분기에 비해서는 8조6000억원(7.4%) 늘었다. 이어 SK그룹과 LG그룹이 58조8000억원과 48조원으로 뒤를 이었다. SK와 LG의 유보금은 각각 3조8000억원(6.8%)과 2조5000억원(5.6%) 증가했다.
이들 4대 그룹이 10대 그룹 사내유보금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79.6%에 달했고, 1분기(78.4%)보다 1.2%포인트 높아졌다.
포스코그룹은 44조9000억원(증가율 1.1%)으로 5위였고, 롯데그룹(28조6000억원, 3%), 현대중공업그룹(17조2000억 원, -11.6%), GS그룹(10조4000억 원, 5.8%)도 10조 원 이상 유보금을 쌓아놓고 있었다.
한화는 6조원(4.9%), 한진은 2조7000억원(-3.3%)으로 10대 그룹 중 유보금 규모가 가장 작았다.
3분기 누적 2조원 이상의 적자를 낸 현대중공업그룹은 1분기 대비 유보금이 2조3000억원 줄었고, 한진도 900억원 감소했다.
유보율이 가장 높은 그룹은 롯데
이어 GS(903.3%), SK(839.1%), LG(677.4%), 한화(492.5%) 순이었고, 한진은 153.4%로 가장 낮았다.
[매경닷컴 최익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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