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무 휴일과 출점 제한에 발목이 잡힌 대형마트들이 잇따라 가정간편식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식품업계의 전반적인 침체에도 불구하고 가정간편식만은 나홀로 승승장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가정간편식이란 즉석카레처럼 이미 조리된 재료를 끓이거나 밀봉된 상태로 데우기만해도 요리가 되는 제품을 말한다.
1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최근 조직개편을 통해 식품본부 소속 가정간편식 부서에서 '피코크'를 독립 부서화하기로 결정했다. 과거 신세계백화점을 대표하던 자사 의류브랜드였던 피코크는 지금은 이마트의 가정간편식 브랜드를 대표하고 있다.
특히 이마트는 내년부터는 준임원급인 '수석'자리를 신설, 피코크 운영만을 전담하며 500여 개의 관련 상품을 관리하도록 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침체된 유통업계에 활력을 불어넣고 미래 성장동력을 마련하기 위해 피코크 담당을 신설했다”며 "이를 통해 시장 변화와 고객의 수요에 적극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마트는 향후 피코크를 미국의 창고형 할인점인 코스트코의 자체 브랜드'커클랜드'처럼 종합식품 브랜드로 키울 방침이다.
앞서 롯데마트는 지난 5월부터 상품본부 내에 가정간편식 부문을 별도 조직으로 꾸려 운영해오고 있다. 아예 일찌감치 가정간편식 전용 매장을 만들어 매출 증대에 힘써 왔다.
롯데마트는 2010년부터 서울역점을 시작으로 의왕점, 청량리점, 마석점, 천안아산점 등 현재 50개점에서 가정간편식 전용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끼니 용도 뿐 아니라 냉동마카롱, 티라미슈 케이크 등 간식 등을 포함한 제품의 가짓수만 480여개가 넘는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2012년 20여개 점에서 2014년 현재 기준 50개점으로 가정간편식 운영점포 수가 두 배 이상 확대됐다”며 "올해 말까지 53개의 점포를 꾸리는 게 목표다”고 말했다.
이처럼 대형마트들이 가정간편식 사업에 너도나도 공을 들이는 까닭은 최근 급증한 1인 가구를 겨냥한 먹거리 사업 매출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해 이마트·롯데마트·홈플러스의 전체 식료품 판매액은 전년에 비해 5% 감소했다. 반면 냉동·냉장 간편식 매출은 전년에 비해 6% 늘었다.
실제로 이마트에서는 간편함을 무기로 국·찌개·반찬 등 다양한 가정간편식을 선보인 결과 지난 3년간 관련 매출은 ▲2012년 1525억 ▲2013년 1671억 ▲2014년 1867억원으로 증가하고 있다(1월~11월 기준). 특히'순희네 빈대떡', '삼원가든 소불고기', '대구 송림동태탕' 등 지역 맛집의 유명 음식을 가정간편식으로 개발하는데 성공, 1인 가구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었다.
롯데마트의 가정간편식 매출 역시 매년 30~40% 가량 꾸준히 성장하는 추세다. 롯데마트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의 가정간편식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5.8% 증가했다. 샐러드류, 커팅 과일류, 즉석 찌개·탕류 등 신선식품과 가공식품을 가정간편식으로 업그레이드 한 게 매출
롯데마트 관계자는 "1인 가구와 싱글족이 계속 늘어가는 사회구조적 변화를 고려하면 가정간편식은 계속 매출이 늘어날 분야”라며 "단순 끼니 용도 뿐 아니라 간식 등으로 제품을 다양하게 하고 품질을 더욱 높여 경쟁력을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매경닷컴 방영덕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