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선거리 2km 남짓, 광명역세권에서 시흥 목감동까지의 거리다. 자가용으로 10분 안팎이면 두 개의 행정구역을 넘나들 수 있다. 하지만 이 두 곳의 개발속도는 10년 이상 차이가 난다.
광명역세권은 지난 204년 11월 택지개발 승인 이후 이듬해 12월 실시계획 승인과 동시에 2011년 12월 사업이 완료될 때까지 순탄하게 개발이 진행 중이다.
이와 달리 시흥 목감동 일대는 2005년 12월 시흥목감 택지개발예정지구 및 사업시행자 지정이후 사업이 지지부진해왔다.
이후 2010년 5월 시흥목감 보금자리주택지구로 지구계획 변경 승인 및 지형도면 고시가 나기 전까지 13년 가까이 주관사인 LH(구 주택공사) 말고는 이곳을 눈독을 들인 건설업체가 없었다.
지난 8일 찾은 시흥목감 보금자리지구(시흥시 목감동·조남동·산현동·물왕동 일원, 이후 목감지구)는 아직은 개발 전이라 그런지 저층 아파트와 2층짜리 건물이 왕복2차선 양쪽으로 길게 늘어서 있었다.
그러나 최근 이곳은 천정부지로 오르는 수도권 전세가에 허덕이는 전세민들의 대체 주거지로 떠오르고 있다. 안양시 석수동과 광명시 전용 84㎡의 전세값이면 이곳에 내 집을 마련할 수 있어서다.
안양·광명 전셋값으로 내집마련 가능한 시흥목감
실제 안양 석수동과 광명시 전용 84㎡의 전세가는 3억~3억5000만원에 형성돼 있다. 이 일대에 분양 중이거나 분양을 앞둔 아파트 전용 84㎡의 분양가는 3억대 초반이다.
분양가격으로 비교하면 그 차이가 확연하다. 지난달 광명역세권에서 분양한 D사와 G사의 아파트의 3.3㎡당 평균 분양가가 1200만원대인데 비해, 목감지구는 3.3㎡당 900만원대라 3.3㎡당 300만원이 저렴한 셈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시흥 목감지구는 더딘 개발속도로 인해 다소 과소평가된 부분이 있다”며 “하지만 공공·민간분양이 높은 청약경쟁률을 보이는 등 주택시장이 활기를 띠고 있고, 광명역세권과 지척이라 동일 생활권이라 봐도 무방하다”고 말해 발전가능성에 대해 언급했다.
광명역세권지구의 후광효과가 기대되는 시흥 목감지구(174만7000㎡)는 시흥시 동쪽 목감·조남·산현·물왕동 일대에 아파트 1만1823가구와 주택 등 총 1만2105가구의 조성을 목표로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목감지구의 발전가능성을 높게 보는 이유는 또 있다. 바로 ‘신안산선’ 때문이다.
지난 3일 새정치민주연합 김영환 의원은 신안산선 용역 결과 사업 타당성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히면서 광명역세권을 주시하던 주택수요자가 목감지구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
김 의원은 “철도시설공단이 용역 분석을 통해 8월부터 11월까지 신안산선을 경기테크노파크까지의 연장하는 것을 포함시킨 것을 조사한 결과 BC(비용 편익 분석)가 1로 나왔다”고 말했다. BC가 1보다 높으면 경제성이 있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국토교통부는 용역결과를 2일 한국개발연구원(KDI)로 보냈다.
김 의원은 “국토부와 기획재정부가 적격성 검토를 거쳐 신안산선 건설을 재정방식으로 결정하면 내년 상반기 보상과 착공이 가능하지만, 민자로 결론나면 사업자 선정 등 2년 정도의 준비과정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2015년도 신안산선 사업비 400억원을 편성했으나 국회에서 50억원을 추가해 450억원으로 확정했다.
↑ [시흥 목감지구 일대 전경. 사진 하단 붉은 색으로 표시된 지역에 목감역이 들어서게 된다.] |
신안산선 착공 가시화로 목감지구 ‘재평가’
신안산선은 그동안 기존 노선계획안을 마련해 놓고도 안산시와 시흥시 등 지자체의 반대로 추진이 지연돼 왔다. 그렇지만 신안산선 복선전철사업에 대해서는 '신안산선 노선갈등 해소 용역' 결과를 토대로 양 지자체가 협의를 거쳐 잠정안을 확정했다.
이 잠정안에 따르면 최적 노선으로 1단계로 여의도~광명~안산시 중앙동 노선(36.71km)과 여의도~광명~시흥시청~송산그린시티까지 동시에 운행되는 노선 신설이 추진된다. 새 노선안에는 광명~시흥시청(8.96km)구간이 포함됐다.
재정방식 개발이 확정되면 내년 상반기에 첫 삽을 떠 오는 2020년경 개통이 예상된다. 이 노선은 수도권 남서부와 동북부를 연결하는 광역철도로, 수도권을 X축으로 연결하는 중책을 담당하게 된다.
신안산선 복선전철 사업에 힘에 실리자 이 라인이 지나는 목감지구 일대도 반색하고 있다. 신안산선 목감역(가칭)이 지구와 연결돼 대중교통 불모지인 이곳에서 여의도·강남·시청 등의 업무지역으로의 이동이 한결 수월해지기 때문이다.
시뮬레이션 결과, 목감지구 내 목감역(예정) 개통시 여의도와 신도림까지 20~30분대로 접근이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2016년 5월(예정)강남순환도시고속도로가 개통되면 서울 및 강남과의 접근성도 크게 개선될 전망이다.
특히 목감지구는 광명역세권의 인프라(Infrastructure) 공유와 함께 개발 프리미엄도 덩달아 편승할 것으로 보인다. KTX광명역세권 개발사업 중 하나인 ‘이케아(IKEA)’의 한국 1호 매장(광명점)이 오는 18일 개점을 앞두고 있다.
이케아 광명점은 지상 5층, 7만 8,200㎡ 규모로, 내부에는 가구 및 소품을 전시한 60여개의 공간이 들어선다.
이케아 바로 옆에는 ‘롯데아울렛 광명점(2만8000㎡)’이 지난 5일 개점했다. 또 코스트코(광명점)도 운영 중이기 때문에 목감지구 거주민들은 광명역세권 생활 인프라를 누릴 수 있다.
광명역세권 못잖은 …목감지구 청양경쟁률연내 신규 물량도 풍성
지난달 말 분양에 나선 시흥목감 '한신휴플러스'는 이달 4일과 5일 이틀간 진행한 1·2순위 청약에서 최고 4.13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전 주택형이 순위권 내에서 모두 마감됐다.
올해 1만5000여가구를 공급해 공급순위 1위를 차지한 호반건설이 오는 11일 목감지구 내 B4(1차)·B7(2차)블록을 동시에 공급한다.
↑ 오는 11일 견본주택을 개관하고 본격 분양에 나서는 `시흥목감호반베르디움` B4블록(좌)와 B7블록(우) 조감도 [이미지 제공: 호반건설] |
시흥목감 호반베르디움은 1·2차로 나뉘는데, 1차(B4블록)는 신안산선 목감역(가치) 역세권 단지로 교통 여건이 우수하다. 단지 인근에는 상업시설과 공공청사, 복지시설이 들어선다.
2차(B7블록)는 마산·운흥산·물왕저수지 등 녹지공간과 접해 있어 주거 쾌적성이 높다. 또 중심상업지구와 가깝고, 단지 인근에 초·중학교가 들어서 교육여건이 B4보다 양호하다.
B4블록은 지하 1층~지상 25층 7개동 규모로, 전용면적 기준 △69㎡ 243가구 △84㎡ 337가구 등 580가구로 구성되며, B7블록은 지하 1층~지상 25층 8개동, 전용면적 기준 △69㎡A타입 309가구 △69㎡B타입 71가구 △84㎡A타입 312가구 △84㎡B타입 74가구 등 총 766가구로 건립된다.
이 단지는 전세대 남향 위주 배치와 4베이(Bay)의 판상형 설계를 적용, 일조권과 통풍을 극대화했다. 또 전세대에 알파공간을 적용했고, 서비스 면적도 넓게
호반건설 이기석 소장은 “B4·B7 두 단지를 합쳐 총 1346가구로, 향후 목감지구 내 첫 브랜드타운이 조성된다”며 “보금자리지구 특성상 무주택자에게 100% 우선 공급돼 광명역세권에 비해 청약경쟁률은 다소 떨어질 수 있지만 그만큼 실수요자 위주의 청약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시흥 목감지구 = 매경닷컴 조성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