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보다 승차감이 괜찮았다. 일단 시야가 트여 있어서 편안함을 느꼈고, 향후 안전문제 등 잘 파악하겠다.”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경기도 광역버스 좌석제 안착을 위해 2층 버스의 도입을 검토 중인 가운데 8일 시범운행에 앞서 지난 7일 시승체험에 나섰다.
남 지사는 이날 오후 경기개발연구원 신관 앞에서 강득구 경기도의회 의장, 박기춘 국회의원, 이찬열 국회의원, 홍철호 국회의원, 유영록 김포시장, 김재영 교통안전공단 기획이사 등 70여명과 함께 2층 버스에 올랐다.
이날 공개된 2층 버스는 영국 알렉산더 데니스사에서 만든 엔비로 500(Enviro 500) 모델로 기존 41인승 광역버스보다 좌석이 많은 79인승(운전석 포함)이었다. 대당 버스 가격은 약 7억 원 선으로 1억5000만 원 선인 기존 광역버스 가격의 5배 가까이 된다.
2층 버스 탑승구는 기존 저상버스처럼 계단이 없는 낮은 평면으로 돼 있으며 1층에는 28석, 2층은 51석의 좌석으로 구성돼 있다. 1층 부분은 좌석이 적은 대신 천정이 높아 쾌적하며 중간에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있다. 1층 뒷좌석은 국내 버스와 달리 마주보는 형태로 돼있다. 2층은 복도 양쪽으로 2열씩 좌석이 위치해 있으며 1층보다 천정이 좀 낮다. 대신 앞좌석부터 뒷좌석까지 통유리로 개방돼 있어 쾌적한 느낌을 주는 구조다.
남 지사는 “시민들이 일단 많은 관심을 보이더라”며 “안전 문제, 도로사정에 안 맞는 문제가 있을 수 있으니 남은 기간 중에 이런 문제점들을 잘 파악하고 대비하는 지혜가 필요 할 것 같다. 이런 부분만 잘 해결하면 좋은 교통 기반으로 도민들께서 행복하게 출퇴근 할 수 있는 정책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시승체험은 수원 경기도인재개발원에서 출발해 사당역에서 회차, 다시 인재개발원으로 돌아오는 7770번 노선으로 약 1시간 20분 정도 진행됐다.
시승 체험에 참가한 한 관계자는 “처음이라 신기하다. 기존 버스와 달리 시야가 탁 트여 좋았다. 도심을 관광하는 느낌이었다”며 “승차감은 큰 차이가 없는 것 같다. 나쁘지 않다”고 말했다. 2층 버스 운전자 역시 “기존 버스보다 훨씬 시야와 공간이 넓어 편안하고 안정적이다. 운전하기 좋았다”고 전했다.
한편, 경기도는 8일부터 26일까지 수원~사당을 오가는 7770번 노선과, 김포~서울역 M6117번, 남양주~잠실 8012번 노선에서 2층 버스 시범운행을 실시 중이다.
7770번 노선의 시범운행은 12일까지 하루 3회 예정으로 수원역에서 아침 7시, 정오, 오후 5시 하루 3번 출발해 수원종합운동장, 한일타운 등을 경유해 사당역에서 회차한다.
M6117 노선의 시범운행은 15일부터 19일까지 김포 한가람 마을에서 아침 6시 30분, 10시 30분, 오후 2시 20분, 저녁 6시 10분 등 하루 4차례 출발해 초당마을, 합정역, 신촌오거리 등을 들린 후 서울역에서 돌아온다.
8012번 노선의 시범운행은 22일부터 26일까지 하루 3회 예정으로 남양주 경복대에서 아침 7시 10분, 오후 1시, 저녁 6시 출발해 진접 우체국, 구리영업소 등을 경유해 잠실역에서 회차한다.
시범 운행 기간 2층 버스는 일반 버스와 똑같이 정류장에 정차하고 승객도 태운다. 요금은 시범운행을 하게 될 기존 노선버스와 동일한 2200원(카드 2100원)이다. 버스에는 안전을 위해 공무원, 버스업계 직원, 정비사 등 3명의 안전 관리자가 동승하게 된다.
평가는 경기개발연구원이 맡아 차량과 승객, 운전자 등 3가지 항목을 확인한다. 차량분야에서는 주행성능, 연비, 운영비용, 유지관리 편의성 등을, 승객분야에서는 편리성, 안전성, 승하차 소요시간, 실제
운전자 부분에서는 운전 편의성, 안전도, 피로도 등이평가 대상이다. 경기개발연구원은 시범운행을 마친 후 1월 중으로 평가결과를 내놓을 예정이다.
현재 국내에는 2층 버스 23대가 있으나 대부분 43인승이며 관광용과 일부 통학버스로 운행되고 있다.
[매경닷컴 장주영 기자 semiangel@mk.co.kr]